정희수 생보협회장 “헬스케어로 신성장동력 확보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저금리, 저성장으로 생명보험업계가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사진>은 28일 헬스케어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 모집과 심사 등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고,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간소화 등을 위한 법률과 제도 개선도 건의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취임 후 첫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생보업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뼈를 깎는 자세로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생보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4대 대응 방안으로 ▲신성장동력 확충 ▲디지털 혁신 ▲경영 여건 개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문화 확산 및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제시했다.

특히 정 회장은 “헬스케어사업 영위 기반을 마련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이미 헬스케어가 상품화돼 생보사에서 운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비의료행위 제한 등 엄격한 규제가 상존해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강관리기기 금액 한도 확대 등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 및 판매 가이드라인’ 개정을 건의하고, 민간 제공 헬스케어 대한 보건당국의 인증제 도입을 지원하는 등 헬스케어 서비스의 상품화를 비롯한 관련 사업 영위 기반 마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생보사의 공공 보건의료데이터 이용 범위 확대를 추진해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절감, 상품 및 서비스 선택권 확대, 유병·고령자 대상 보험시장 확대 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가명 처리된 보건의료데이터의 보험사 활용 체계를 조속히 협의해 확정하고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등과 관계 법령 정비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보험 모집과 심사 등 분야별 디지털 혁신에 대한 구상도 소개했다.

정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모바일 기반 기술과 서비스 확대, 비대면 수요 증가 등 보험환경 변화에 맞춰 보험 가입 절차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올해는 모바일 청약 절차 도입과 절차 간소화, 화상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 비대면 영업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보험 심사 분야의 효율화와 소비자의 편익 증대를 위해 관련 업무의 디지털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모델을 통한 자동 언더라이팅, AI를 통한 심사 서류 전산화 등을 업계와 공조해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위한 법률 개정과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안정적 도입을 위한 제도 기반 마련에도 나선다.

정 회장은 “보험산업을 둘러싼 환경과 시대 변화를 반영하고 법령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법규의 개선과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보험 가입자에게 미치는 효익이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2016년 최초 논의된 이후 답보 중인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의 획기적 전환점 마련이 필요하다”며 “의료기관의 참여와 의료법 적용의 예외를 규정하는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IFRS17,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과 협업해 IFRS17 연착륙을 지원하고 국내 환경에 적합한 법인세법 적용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K-ICS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재무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지원하는 한편, 정부의 시행안에 경과 조치, 단계적 적용 방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K-ICS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 정 회장은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ESG 경영에 대해 “고객의 신뢰도 제고와 지속 성장을 위한 위한 필수 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오는 2월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ESG 경영 공동 선포식’을 통해 ESG 경영 문화를 확산시키는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