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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스토리뉴스 #더]‘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등록 2020.12.10 14:52

박정아

  기자

‘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기사의 사진

당근? 번개? 아니면 헬로? 요즘 ‘이거’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도 못 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불황의 장기화에 시대 변화까지 더해지며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이 그야말로 대세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2008년 4조원 규모에 그쳤던 국내 중고시장은 최근 급성장을 이뤄 2020년 20조원 규모에 이렀다. 10년 새 몸집이 5배가 커진 것이다.

업체 한 곳에서 발표한 실적만 들여다봐도 엄청나다. 이 업체에서 지난 11월까지 발생한 거래만 1,100만 건에 이르며, 액수로 따지면 1.1조원 규모에 달한다. 12월까지 전체 거래액은 1.3조를 찍을 전망이다.

어느새 소비 트렌드를 대표하는 한 축으로 훌쩍 뛰어 오른 중고거래. 사람들은 대체 어떤 물건을 그렇게 사고팔았을까?

‘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기사의 사진

취향 기반 중고 플랫폼 번개장터가 실구매 이용자 280만명의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2020 중고거래 취향 리포트’를 통해 살펴봤다. 우선 연령에 따라 거래 이용자들을 파악해보면 25세 미만이 40%로 다수를 차지했고, 25~34세가 28%, 35~44세가 18%의 비중을 보였다.

이들이 올 한 해 가장 많이 거래한 물건은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었다. 11월까지 거래 건수는 51만건에 거래액은 1,5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21% 증가한 수치다. 다음은 50만건(720억원)으로 스마트폰 못지않게 많은 거래가 있었던 ‘스니커즈’가 인기 거래 품목 두 번째에 올랐고, 62만건(87억원)이 집계된 ‘스타굿즈’가 세 번째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전체 거래 품목에서 특징적인 변화도 드러났다. 바이러스를 피해 실내 또는 사람이 드문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와 관련된 물건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올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취미 관련 거래 용품으로는 보드게임/블럭(전년 대비 105%↑), 캠핑(85%↑), 골프(45%↑), 낚시(39%↑), 헬스/요가(34%↑)가 꼽혔다.

‘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기사의 사진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했던가? 몇 년 새 부쩍 많은 인기와 관심을 얻게 된 중고거래 시장에서 물 만난 듯 훨훨 나는 존재들이 있다. 보는 이들을 혹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상품과 저렴한 가격 뒤에 숨은 그들의 흔적을 최근 몇 가지 사건을 통해 찾아봤다.

지난 10월, 중고거래 장터에서 수년간 사기 행각을 벌이며 5천여명이 넘는 피해자들에게 49억원 상당을 편취한 사기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5~6년의 징역과 최대 4,300만원의 추징금을 구형했다.

11월에는 전국적인 인기를 끈 한 트로트 방송의 콘서트 티켓을 빌미로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기 행각을 벌인 피의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 피의자는 코로나19로 콘서트가 연기되는 상황을 이용해 수개월간 전국 320여명의 피해자들에게 2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피해 금액이 적어서 또는 신고 절차가 귀찮아서 등의 이유로 알려지지 않은 사례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기사의 사진

소비자 역시 사기 거래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 듯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57.5%)은 중고거래는 사기를 당할 위험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가량(49.1%)은 제품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실제 제품과 차이가 큰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답했고, 가격 제한이 없어 자칫 덤터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42.3%)도 적지 않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거래는 합리적인 소비 방법(68.9%)이며, 적은 돈으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전략 소비(65.2%)라는 긍정적 인식이 상당히 높았던 것도 사실. 나아가 과거에 비해 중고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고(67.1%), 앞으로 중고 물품을 구매할 생각이 있다(76.1%)는 이들도 상당수다.

마음 한편에 자리한 사기 거래에 대한 우려와 상관없이 중고거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은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누구든 의도적이고 때론 조직적인 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모든 거래자가 꼭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사실 또한 ‘설마’ 하고 가볍게 무시하기도 쉬워졌다.

‘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기사의 사진

그렇다면 치밀한 수법으로 접근해 눈 뜨고 코 베이듯 당할 수 있는 사기 거래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이 제안한 직거래 사기 예방수칙을 통해 살펴봤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거래하기 전 소비자는 판매자의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정보를 통해 사기 피해로 ▲신고 이력이 있는지 확인(경찰청 ‘사이버캅’ 앱을 이용)해야 한다. 상대방이 실제로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하는데, ▲특정 조건에 맞게 촬영한 사진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시: ‘○월 ○일 ○○님에게 판매할 물품’ 쪽지 붙인 사진) 또 사기 여부 파악에 시간이 걸리는 ▲휴일 직전이나 휴일 거래는 피하는 게 좋다.

물건을 받을 때는 ▲가급적 직접 만나 상태를 확인한 후 돈을 전달한다. 시간은 되도록 낮으로 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공공장소로 정해야 안심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택배를 이용해야 할 때는 그동안의 거래 이력, 본인 명의 계좌 여부, 다른 피해자 존재 여부, 피해 신고 이력 등 ▲판매자 정보를 최대한 확인한다.

결제 시에는 수수료가 들더라도 ▲안전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다만 판매자가 가짜 안전결제 사이트 링크를 보낼 수 있으니 ▲URL이 정확한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

이밖에 판매자와 연락을 할 때는 문자보다는 전화로 하고 다른 거래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의심을 앞세우는 게 필수다. 그럼에도 사기를 위해 작정하고 달려드는 상대방을 피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쿨거래’도 좋지만 폭탄은 피해 가야죠 기사의 사진

반짝반짝 완벽한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과는 또 다른, 소소하고 특별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중고거래. 그 즐거움을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선 물건을 만나볼 설렘에 앞서 실제 상품과 판매자 정보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우선이라는 점, 꼭 기억해 방심하지 말아야겠다.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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