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덕 본 증권 CEO, 연임 ‘파란 불’

최종수정 2020-11-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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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총 7곳 증권 CEO 임기 마쳐
미래에셋대우·키움 등 연임 가능성↑
시장 호황에 사상 최대 실적 성적표
KB증권 대표 내달 임기 만료...안갯 속


연말과 내년 초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동학개미’의 힘으로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임기가 임박한 CEO들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라임’ 한파에 떨고 있는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의 2년 임기가 다음달 31일 끝난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3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나 급증했다. 임기 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1년 연임에 무게가 실리지만,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 징계 여부가 걸림돌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제재심의위원회는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와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중징계를 결정했다. 특히 현역인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았다.

향후 열리게 될 금융위 회의에서 징계수위가 하향되지 않으면 박 대표의 연임은 물 건너가게 된다. 문책경고를 받은 금융사 임원은 3년간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앞서 금감원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특히 KB증권은 라임 펀드와 관련해 사기행각에 가담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박 대표는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라임 사태에 연루된 CEO들 가운데 유일하게 자산관리(WM) 부문을 총괄해왔다는 점이 불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박 대표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후 다음달 초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된다. 반면 이번 금감원 제재심에서 ‘호주 부동산 펀드’ 관련 경징계를 받은 김성현 대표는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김경규 대표도 다음달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김 대표는 실적 개선과 노사갈등 봉합 등 성과를 인정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859억원)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옵티머스 펀드 관련 에이치엘비와의 소송전이 연임의 변수다. 3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를 에이치엘비에 판매한 하이투자증권은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다만 김 대표가 옵티머스 펀드 판매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내년 3월 주주총회 시즌에는 총 7곳의 증권사 CEO들이 임기를 마친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미래에셋대우 최현만·조웅기 대표 등이다.

이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은 어느 때보다 대표 연임 가능성이 높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200억원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도 지난 3분기 35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한국투자증권의 정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2,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려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내외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증권사가 호실적을 내면서 CEO들의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며 “하지만 동학개미의 힘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게 된 만큼, 실제 연임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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