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최태원 SK 회장 “대한민국 큰 손실”···정의선 현대차 회장 “1등 정신 심어주신 분”(종합)

지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 회장 장례 둘째 날인 26일 각 그룹 총수를 비롯한 주요 재계 인사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10시 49분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시작으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너무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 우리나라 경제계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 회장은 저를) 항상 따뜻하게 잘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재계 큰어른으로 꼽히는 손경식 경총 회장은 “유족들에게 삼성을 잘 이끌어 달라고 부탁드렸다”며 “제가 삼성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이 회장과) 잘 아는 사이고 생각이 많이 깊으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또한 “이재용 회장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 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이 아니셨을까 영정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도 “위대한 분을 잃어 마음이 착잡하다”며 “(이 회장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삼성이) 지금까지 했던 대로 하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각별했던 김승연 회장은 “가장 슬픈 날이다. (이 회장을) 친형님 같이 모셨다”며 “유족한테 위로의 말씀만 드렸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빈소를 찾은 주요 총수들 가운데 가장 늦은 시각인 오후 7시16분께 도착한 최태원 회장은 “이건희 회장님은 대한민국 최초로 최대로 큰 글로벌 기업을 만드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을 잃게 돼 대한민국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안타깝고 애통해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 자주 해외 순방도 같이 다니고 하면서 많은 것을 지도 편달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건희 회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등과 함께 이날 오후 따로 마련된 길을 통해 조문하고 나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빈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박학규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아 자리를 지켰다. 일부 삼성 임직원은 눈시울을 붉힌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에르신 에르친 주한 터키대사,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도 일제히 빈소를 찾아 자국 정부의 애도를 전했다.

정계 인사들도 속속 빈소를 찾았다.

여권과 정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박병석 국회의장,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민주당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이 다녀갔다.

야권에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심재철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 대표, 나경원 미래통합당 전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방문했다. 손학규 전 의원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도 조문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조문객은 전자출입자명부(QR)를 입력해야 하고 빈소 내부 조문객은 50인 이하로 제한됐다. 비공개 가족장이라는 방침에 따라 장례식장 로비 전광판에 이건희 회장 부고 알림도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건희 회장 장례는 가족장 형태로 4일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28일 오전 발인 예정이다. 장지는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과 모친인 박두을 여사가 묻힌 용인 에버랜드 인근 가족 선영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