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쇼크]내년 ‘IPO 대어’ 줄줄이 대기···꺾인 시장에 노심초사

최종수정 2020-10-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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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상장 기점으로 공모주 열풍 ‘끝물’ 우려
상장 앞둔 크래프톤·카카오뱅크도 흥행 불투명
증권가 “공모주 학습효과···IPO 옥석가리기 시작”

사진=NH투자증권 제공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올해 IPO(기업공개) 대어들의 주가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상장 전부터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까지 큰 관심을 모았던 빅히트의 급락은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58조4000억원의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지난 15일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그러나 상장 직후 반짝 ‘따상’에 그친 뒤 5거래일 연속 하락을 포함해 현재 주가(15만6000원)가 최고점(35만1000원) 대비 반토막 이상 떨어졌다.
이들 종목 외에도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종목의 80%가 시초가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한껏 달아올랐던 공모 시장 열기가 차갑게 식은 모습이다. 급기야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로 시작된 공모주 투자 열풍이 이번 빅히트 상장을 기점으로 ‘끝물’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당장 수요예측 및 내년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내년 IPO 시장도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대어급 주자들이 즐비해 공모주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올해와 같은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2021년 상장 계획을 밝힌 기업 중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달하는 업체는 ▲크래프톤(20~30조원) ▲카카오뱅크(36~40조원) ▲카카오페이(7~10조원) ▲카카오페이지(2~4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3조원 이상) 등이 있다.
배틀그라운드 제작사로 잘 알려진 게임 회사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8872억원, 영업이익 5173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업체 ‘대장주’인 엔씨소프트(4504억원)의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크래프톤은 연간 순이익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몸값이 대폭 치솟고 있다. 연간 순이익을 1조원으로 산정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을 30배로 잡으면 상장 기업가치가 30조원 안팎에 이르게 된다. 연초만 해도 4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크래프톤의 장외주식은 현재 장외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에서 1주당 무려 15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첫 상장에 도전하는 카카오뱅크는 장외시장에서 이미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증권플러스 기준 장외시장에서 10만대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발행주식수(3억6509만주)로 계산한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약 37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KB금융(17조6303억원), 신한지주(15조9865억원) 등 국내 금융지주사는 물론 시총 7위인 현대차(36조6441억원)도 앞서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외에도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금융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는 최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증시 입성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IPO를 추진 중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 등에 앞서 카카오페이가 카카오 계열사 중 ‘2호 상장’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을 인수한 이후 계좌 통합조회, 금융상품 비교 추천, AI 상담 등 본격적인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카카오페이증권의 누적 계좌 개설자 수는 정식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200만명을 돌파했고, 펀드 투자 건수도 440만건을 넘어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빅히트 주요 주주들의 매도 공세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과 공모주 고평가 논란, 공모주 광풍을 겪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학습효과’ 등으로 인해 공모주 열풍이 끝물이라는 회의론적인 시각과 ‘IPO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IPO 시장은 유례없는 저금리 시대, 투자에 대한 열풍 등을 배경으로 매우 뜨거웠다”면서 “하지만 몇 차례의 IPO 투자 경험을 통해 IPO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과 태도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오랜만에 등장한 대어급 기업들의 영향으로 IPO 시장이 활황을 맞이했지만 명암도 분명하게 나타났다”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업과 선호하지 않는 기업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IPO에 실패하는 기업도 일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최중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규상장 시장의 주가수익률은 10월을 기점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며 “아울러 빅히트의 상장도 마이너스로 반락한 시장의 흐름을 돌려세우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단기간 많은 기업들의 상장이 집중된다면 전체적인 수익률은 일회성 강세보다는 빠른 속도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혼조세가 반복되게 되며, 이런 시기일수록 옥석가리기가 더욱 중요한 때라고 판단한다”면서 “공모 시장 참여자의 관점에서는 이제 안정을 찾고 철저하게 다음 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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