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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줄줄이 휘청 ‘최대 위기’···실적·주가 ‘뚝뚝’

[신세계는 지금①]주력사업 줄줄이 휘청 ‘최대 위기’···실적·주가 ‘뚝뚝’

등록 2020.10.19 09:46

정혜인

  기자

시장 둔화 코로나19 직격탄 계열사 실적 내리막“변화와 혁신만이 살길” 계열사 CEO 전면 교체 쓱닷컴·편의점 유일한 성장세 적자개선 관건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세계그룹은 백화점을 모태로 해 현재는 대형마트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사업 대부분 역시 유통·소비재에 치중해 있다. 2010년대 들어 지속된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오프라인 업태 성장 둔화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편의점, 홈쇼핑, 면세점 등 유통채널 사업을 다각화 하면서 성장을 도모해왔다. 소비자의 선호에 맞춰 매장 오프라인 대형화, 몰링화에도 선제 대응했으며, ‘유통 빅3’ 중 온라인 전환 속도도 가장 빨랐다. 그러나 올해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유통·소비재에 치중한 유통사업 구조상 리스크가 분산되지 않으면서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 이래 그룹 매출 9배 성장···신사업 자리매김 못해=신세계그룹은 2010년대 들어 오프라인 유통업을 중심으로 한 변화와 성장의 폭이 컸다. 특히 2015년 이후 편의점, 복합쇼핑몰, 면세점, 홈쇼핑 사업에 뛰어들었고 화장품, 가구, 주류 등 소비재 사업도 확대했다.

그룹의 덩치도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2010년 신세계그룹의 매출액은 12조3680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6조722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연평균성장률은 8.9%에 달한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국내 소매유통업의 연평균성장률이 1%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수익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신세계그룹의 당기순이익은 2010년 6990억원에서 지난해 8860억원으로 9년새 26.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평균성장률도 2.7%에 불과해 매출액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신사업 특성상 자리를 잡기까지 적자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온라인 공세가 시작되면서 그룹 주력 사업인 이마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아직 신사업 대다수가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백화점마저 흔들리자 그룹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코로나19에 최대 위기···주가도 하락 =이마트의 지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조3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97.6%나 급감한 10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2분기에는 474억원의 손실을 냈는데, 이는 창사 이래 두 번째 분기 적자이자 최대 분기 적자다. 신세계 역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조21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9% 감소했고 39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에만 431억원의 손실을 냈기 때문인데, 이 역시 2011년 이마트를 분사한 이후 처음으로 낸 분기 적자다.

두 회사의 연결 기준 실적이 악화한 것은 본업 둔화 외에도 계열사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신세계푸드와 신세계디에프가 각각 15억원, 6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신세계조선호텔(327억원) SSG.COM(334억원), 까사미아(57억원)의 적자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확대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센트럴시티 등 영업이익을 기록한 경우에도 그 수준이 전년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실적 부진과 함께 추후 회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겹치면서 올 들어 그룹 상장사들의 주가도 크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12월 30일) 종가 대비 현재(16일 종가) 주가가 25.6%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 3월 19일 장중에는 19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20만원선이 무너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푸드 역시 지난해 말과 비교한 지난 16일 종가가 각각 34.2%, 23.8%나 하락했다. 특히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23일 장중 3만8450원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이마트는 최근 주가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때 30만원을 넘어섰던 주가가 지난 3월10만원 벽이 무너지며 9만7300원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위기가 당장 종료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이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달 그룹 양대축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 자리를 각각 아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에게 넘겨주며 ‘책임경영’을 하도록 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 하며 사실상 남매 분리경영 체제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 회장이 여전히 그룹 총수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최종 의사결정도 내릴 정도로 여전히 그룹을 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은 그 만큼 두 자녀에게 책임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표이사 대거 교체···젊은 인재 발탁 = 먼저 움직인 것은 정 부회장이다. 올해 이마트부문 인사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 달 여 이상 앞당겨 계열사 대표이사 대다수를 교체했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위기가 시작된 만큼 ‘파격 인사’를 통해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이마트의 대표이사를 처음으로 외부에서 발탁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마트에 합류한 강희석 대표는 할인점 본연의 경쟁력 강화, 부실 전문점 사업 출소 등을 진행했는데, 올 3분기부터 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인사에서 강 대표 체제에 강력한 지지를 드러내며 쓱닷컴까지 강 대표가 총괄하도록 했다. 특히 이마트부문에서만 주력 계열사 6개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는데, 특히 ‘신세계맨’이 아닌 외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신임 대표는 CJ, 맥도날드, 피자헛, 오비맥주 등에서 일하다 신세계푸드에 2018년 영입됐다. 손정현 신세계I&C 신임 대표의 경우 SK텔레콤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15년 신세계에 합류했다. 김장욱 이마트24 대표 역시 외국 컨설팅사, SK텔레콤 등에서 일했고 신세계그룹에는 2013년 입사했다. 강 대표를 포함하면 6명 중 4명이 외부 출신이다.

이와 함께 이번 인사로 많은 수의 임원들이 짐을 싸게 되면서 전체 임원 규모 역시 크게 축소됐다. 보다 젊은 인재들을 내세워 변화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역시 올해 인사 규모가 대폭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부문의 인사는 이전과 같은 12월 초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은 백화점은 물론 면세점, 화장품 등 대부분의 사업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도 우수했다. 신세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원과 4000억원을 돌파하며 2011년 이마트 분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호실적을 거둔 만큼 지난해 말 인사 역시 상대적으로 변화가 없었다.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장재영, 차정호 대표가 자리를 바꾸는 수준이었다.

올해 말 인사에서는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임원 수를 조정하고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올해로 4년째 대표를 맡고 있는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박주형 센트럴시티 대표 등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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