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그룹 회장, 오너4세 육성 속도낸다

최종수정 2020-10-0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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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서홍 GS칼텍스 전무, 지주사 ㈜GS로 이동
신재생·대체 에너지 강화···정유의존도 낮추기 일환
美 벤처투자사 책임자에 허태홍 부장 깜짝 발탁키도
4세들 신사업·투자부서 대거 이동···‘혁신 DNA’ 이식

허태수 GS그룹 회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4세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신사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룹사가 참여한 미국 벤처회사 대표에 허태홍 부장을 발탁한데 이어, 지주사 ㈜GS의 신사업을 이끌 인물로 허서홍 전무를 합류시켰다.

6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는 지난달 29일 ㈜GS 비등기 임원으로 선임됐다. 직위는 전무로 동일하고, 이날 첫 출근을 했다.

허서홍 전무의 이동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이뤄진 첫 인사라는 점에서 시장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연말께 이뤄지는 대규모 임원 인사가 아닌, 허서홍 전무만 콕 집은 ‘원포인트’ 인사다.
허서홍 전무는 고(故) 허만정 창업주 장손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의 일가다. 허정구 명예회장 삼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인 그는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과 같은 집안이다.

1977년생인 허서홍 전무는 대일외고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미국 석유회사인 셰브론과 국내 회계회사인 삼정KPMG에서 실무 경력을 쌓기도 했다.

GS그룹에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은 것은 2006년 GS홈쇼핑 신사업팀으로 합류하면서다. 이후 2012년 GS에너지로 이동해 가스사업개발팀장, 가스프로젝트추진TF(태스크포스)장 부문장, 전력·집단에너지사업 부문장 등을 거쳤다. 2015년에 임원 명패를 받았고, 3년 후인 2018년에는 전무로 승진해 경영기획과 경영지원 부문을 이끌었다.

허서홍 전무가 몸 담은 GS에너지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의 모기업이다. 하지만 4세 중 대표이사 직함을 차지한 허세홍 사장이나, 허윤홍 GS건설 사장에 비해 경영성과가 두드러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자회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은 GS에너지가 평가절하되는 이유다. 지난해 별도기준 GS에너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41억원, 1478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GS칼텍스 등 자회사 실적을 포함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조단위로 훌쩍 불어난다. 이 때문에 GS에너지 개별 성과보다는 GS칼텍스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허서홍 전무는 GS에너지 자회사 GS파워 사내이사로 신사업을 주도해 왔다. 신재생 에너지 공급의무화를 기반으로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수소력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고 미활용 에너지 회수와 기존 에너지 사용 효율화 등 에너지효율화(ES) 사업도 이끌었다.

GS그룹은 허서홍 전무가 ㈜GS에서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발굴과 벤처 투자 등의 업무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직책은 미정이다. 하지만 허 전무가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만큼, GS그룹이 신재생 에너지와 대체 에너지 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정유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허태수 회장이 추진 중인 체질개선 작업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앞서 허태수 회장은 지난 8월 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한 해외 벤처투자회사 설립을 마쳤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에너지와 건설, 유통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향점으로 삼은 ‘GS퓨처스’(GS Futures)는 허태홍 GS홈쇼핑 부장이 CEO(최고경영자)로 이름을 올렸다.

허태홍 부장은 창업주 3남인 고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일가로,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 차남이다. GS홈쇼핑에서 허태수 회장과 함께 합을 맞춘 경험이 있는 그는 글로벌 벤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현지에 거주하고 있어 GS퓨처스를 이끌 적임자로 꼽혔다.

재계에서는 허태수 회장이 더욱 적극적으로 오너 4세들을 경영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미 대표직을 수행하는 허세홍 사장과 허윤홍 사장을 제외하면 허철홍 GS칼텍스 상무,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보, 허진홍 GS건설 차장 등이 있다. 허철홍 상무는 경영혁신부문을 이끌고 있고, 허진홍 차장은 투자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이 다음 세대를 이을 4세들에게 ‘혁신 DNA’를 이식시키기 위해 이들을 경영 참여 기회를 늘리는 것”이라며 “4세들이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사업이나 투자 관련 부서에 배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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