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연내 새 주인 결정날까

최종수정 2020-10-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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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지주, 산은과 손잡고 인프라코어 인수 추진
이동걸-권오갑, 대우조선 이은 ‘두 번째 빅딜’ 시도
본입찰 11월 예상···시장선 “연내 우협 선정 충분”
관건은 인수가격···두산, 적어도 1조원 고집할 듯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조기 마무리를 위해 현대중공업지주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를 지원하고 나섰다. 박정원 두산 회장이 매각 대금 1조원 규모를 놓고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을 선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산업은행과 손잡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연내 매각 작업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지난 28일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해 인수전은 ‘3파전’ 양상을 예고했다.

시장에선 산업은업의 구조조정 전담 자화사인 KDB인베스트먼트가 재무적투자자(FI)로 현대중공업지주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한 것을 놓고, 두산그룹 조기 정상화를 원하는 산은과 두산의 건설기계사업 인수를 원하는 현대중공업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이 지난해 출자회사 관리, 구조조정 업무 등을 전담하기 위해 세운 사모투자 전문회사다.

인수합병(M&A) 시장의 무게감은 국내 대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로 향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경쟁하는 계열사 현대건설기계의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인수 주체로 참여했고 자금줄 역할을 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기계가 인프라코어와 합병하면 연간 240조원에 달하는 건설기계 시장에서 ‘글로벌 빅5’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세계 시장 2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현대건설기계가 점유율 5% 수준을 확보해 볼보건설기계와 대등한 세계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국내 건설기계 산업은 현대중공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의지는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1조원에 달하는 자금 부담을 들이더라도 반드시 인프라코어를 품에 안고 건설기계사업 경쟁력을 글로벌 상위권 순위로 올려놓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이 인프라코어중국법인(DICC)의 우발채무를 직접 떠안는 방안을 채권단과 합의하면서 채무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KDB인베스트먼트가 함께 인수 제안을 하면서 재무적 부담도 완화돼 건설기계 사업의 시너지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봤다.

현대중공업과 KDB 양측의 구체적인 투자 비중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해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과 발표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이은 ‘두 번째 빅딜’을 시도하게 됐다.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준비를 위해 삼일회계법인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한 권오갑 회장은 이동걸 회장과 컨소시엄 참여 등을 사전에 논의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은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간 기업결합에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인프라코어 매각 작업도 산업 재편, 사업 시너지, 국내 기술 유출 방지 등 여러 측면에서 현대중공업이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시장의 관심은 추석 연휴 이후 앞으로 진행될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 여부다. 두산그룹이 경쟁 입찰을 통한 기업 매각을 택한 만큼 예비입찰 이후 적격 인수 후보자 선정, 기업가치평가 실사, 본입찰 및 계약서 수정(마크업) 제출, 우선협상자 선정, 계약 체결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본입찰은 예비입찰 이후 1~2개월 정도 소요된다. 인프라코어의 기업 가치 등을 따져보는 실사가 이어지면 본입찰 일정은 11월 초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12월에는 우선협상자 선정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건설기계 담당 증권사 한 연구원은 “산은과 컨소시엄 형태로 현대중공업지주가 입찰에 참여한 것을 보면 두산그룹이 매각을 확정지은 것으로 봐야한다”며 “우선협상자 선정은 올해 안에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인프라코어 지분 36.27% 전량을 원매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은 인프라코어를 밥캣을 거느린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만 매각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종가 기준 인프라코어 시가총액은 약 1조87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1조원 안팎에 거래 가격이 잡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산은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에도 원하는 가격에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 최종 계약까지 서두를 이유는 없다.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과 마찬가지로 원매자 측과 가격을 놓고 이견 차이를 보이면 계약 체결까지 수개월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인프라코어 매각이 결실을 보기까지 내년으로 늦춰질 가능성도 생긴다.

두산 입장에선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팔아야 차입금 조기 상환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대법 최종 판결에서 두산 패소로 결론나면 배상금이 이자를 포함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프라코어 매각으로 적어도 1조원은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회장 등 두산 대주주가 저울질하던 인프라코어 매각을 확정한 배경도 소송 패소를 감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프라코어를 팔지 않으면 채권단 차입금만 4조2000억원(별도 차입금 5조4000억원) 규모인 두산중공업은 1조원 자금 마련에 또 기업 경영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은 두산의 자구안 이행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인프라코어 매각을 마무리 지으면 더 이상 차입금 상환 시기에 대한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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