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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로 본 공모주 목표주가의 비밀

‘빅히트’로 본 공모주 목표주가의 비밀

등록 2020.09.28 08:02

조은비

  기자

공모시장 커지면서 선제적 목표주가 의미 옅어져하나금투 38만원, 메리츠 16만원 차이나는 이유는?

‘좋은데 비싸다? 위버스 플랫폼의 성장성에 달렸다’ (신수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ARMY가 상장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ARMY(아미) :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오는 10월 15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미디어·엔터·콘텐츠 부문 애널리스트들은 적절한 목표주가를 어찌 내놓으면 좋을지 몰라 ‘눈치 게임’ 중입니다.

증권가 반응은 대체적으로 호의적입니다만, 구체적인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내놓는 데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IPO 대어들의 상장을 앞두고 목표주가를 제시한 리포트들이 연달아 예측에 실패하면서 쓴맛을 봤기 때문입니다.

공모 규모가 최대 962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초대형 기업공개(IPO)에 동참해 빅히트 주식을 매수하고 싶지만 목표주가 ‘NR’, 투자의견 ‘미제시’ 혼돈 속에서 선뜻 결정이 어려우신가요? 각 증권사별 목표주가 산정방식을 뜯어보며 투자해도 괜찮을지 함께 고민해봅시다.

방탄소년단(BTS).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방탄소년단(BTS).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로 자금 몰리면서 목표주가 의미 옅어졌다=지난 10일 상장된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는 3만2000원~4만2000원 선이었습니다. 공모가는 2만4000원으로 책정됐었죠. 애널들은 공모가보다 약 33.3~75% 높은 금액으로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건데, 예상과 달리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 날과 둘째 날 연달아 상한가를 기록하며 8만11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237.91% 상승했고 증권가가 예상한 최고 목표주가인 4만2000원과 비교하면 93.09% 더 뛰어버린 것입니다.

통상 12개월 기준으로 제시되는 목표주가를 상장 하루 만에 훌쩍 넘겨버린 민망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만, 사실 애널리스트들이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데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 수익처인 공모 시장으로 몰린 자금들이 공모 경쟁률뿐만 아니라 상장 후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빅히트를 분석한 애널리스트들은 딱 떨어지는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고 빅히트 기업 분석 보고서만 내놓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현재까지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빅히트를 커버했는데, 일반적으로 표기하는 방식대로 목표주가를 명시한 곳은 하나금투(38만원), 유안타(29만6000원), IBK(24만원) 그리고 메리츠(적정주가 16만원) 정도입니다.

◆현재까지 최고가, 하나금투 38만원도 엇나갈 수 있다?=문제는 빅히트 목표주가를 파격 가격이라 할 수 있는 38만원으로 제시한 하나금융투자도 어쩌면 예측에 실패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예상 공모가의 181.48%로 목표주가를 책정한 셈인데, 이는 빅히트가 상장 첫 날 ‘따상’ 하고, 다음 날 약 8.27%(2만9000원)만 오르면 달성 가능한 주가 수준입니다.

빅히트와 비슷한 9500억원대 규모로 공모를 진행한 SK바이오팜을 비롯해 역대 최고 일반 청약 경쟁률 1500대 1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 주가 추이를 보면 빅히트의 따상, 따상상, 따상상상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공모 시장이 팽창된 상황에 기대 빅히트 주가를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시 목표주가 산정 방식으로 돌아와 봅시다. 이지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가장 최근 리포트에서 빅히트의 2022년 예상 순이익 2724억원에 밸류에이션 50배를 적용해 기업 가치를 약 14조원으로 평가했습니다. 참고로 현재 희망 공모 범위 기준(10만5000원~13만5000원) 상장 시가총액은 4.5~7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PER(주가수익비율)와 EPS(주당순이익)를 이용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PER는 기준 주가를 EPS로 나눈 것이고, EPS는 연간 순수익을 보통주식 총수로 나눈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목표주가는 기준 기업 주가와 업종 평균 PER를 곱한 것에 기준 기업의 PER를 나누면 구할 수 있습니다. 약식으로는 PER에 EPS를 곱해 정하기도 합니다.

증권가에 따르면 빅히트가 EV/EBITDA 방식으로 책정한 희망 공모 범위를 2021년 PER로 환산하면 컨센서스 기준 28.5배인데, 유안타는 빅히트의 2021년 예상 이익추정치 4933원(IBK 4003원)에 PER 60배를 적용해 29만6000원(IBK 24만원)을 책정했습니다. 업종 평균 PER보다 밸류에이션을 20% 정도 높여 목표주가를 책정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업종 평균 PER보다 빅히트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는 건 팬덤 구매 플랫폼인 ‘위버스’가 엔터주 PER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라는 공통된 평가가 있습니다. 실제 빅히트 최종 피어그룹에는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연예 기획사 외에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 네이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밖에 연결회사인 플레디스와 빅히트가 투자자로 참여 중인 빌리프랩에서 세븐틴, 엔하이픈 등 아이돌 그룹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이 계속해서 창출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빅히트’로 본 공모주 목표주가의 비밀 기사의 사진

◆공모가 범위인 12만6000원, 적정 주가 맞지만 밸류에이션 반영은 안 돼 있다=목표주가와는 조금 다른 적정주가는 EV/EBITDA 방법론으로 구하기도 합니다. 신영증권은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빅히트와 상장 주관사(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가 공모 범위를 정하는 데 사용한 EV/EBITDA 방법론을 통한 기업가치 책정 기준을 소개했습니다.

먼저 EV(Enterprise Value)는 시가총액에 순부채를 더한 것입니다. EBITDA는 편의상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를 더한 것으로 봅니다. EV/EBITDA는 기업 가치가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신영증권에 따르면 빅히트 피어그룹의 평균 EV/EBITDA는 42.4배입니다. 빅히트의 올해 상반기 EBITDA에 2배를 곱한 연환산 EBITDA인 1219억원에 이를 적용하면 시가총액 5조7569억원이 나온다고 합니다.

발행주식수 약 3600만주와 순부채 6000억원 등의 수치를 대입해 EV/EBITDA 방식으로 목표주가를 구해보면 약 12만6000원이 나오는데, 이는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적정주가와 비슷한 금액입니다. 이는 기업가치에 근거한 적정 주식가치에 해당하며, 밸류에이션 반영은 되어 있지 않은 산술적인 주가입니다. 적정주가는 빅히트가 채택한 EV/EBITDA 방식이 아닌 카카오게임즈처럼 PER 방식으로 구하기도 합니다.

25일 국내와 해외 수요 예측을 동시에 마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8일 공모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열어봐야 알겠지만, 공모가는 무난히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인 13만5000원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애널들은 이번에는 목표주가를 틀렸다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상장 후 시장 상황을 비롯해 빅히트 실적, BTS 투어 가능 여부를 결정지을 코로나19 추이 등을 지켜본 뒤 목표주가를 다시 낼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상장 기업 공모 청약과 주식 매수에 참여할지 말지 결정하는 건 개인의 몫입니다만, 증권가 분석 보고서가 상장 20여일 전부터 무려 12곳서 쏟아지는데 목표주가는 찾기 어려운 상황. 빅히트가 여러모로 흥미로운 엔터-플랫폼 기업인 건 틀림없어 보입니다. 과연 빅히트는 고평가 논란을 뚫고 ‘빅히트’할 수 있을까요?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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