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is]3연임 윤종규···‘상고 출신 천재’에서 ‘백팩 멘 회장님’으로

최종수정 2020-09-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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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한 고졸 행원 경력
김정태 전 은행장 눈에 들어 KB맨 생활 시작
수행비서 없이 백팩 메고 출근···소탈한 CEO
직원은 물론 타 금융사 CEO와도 원만한 관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역대 금융권 CEO 중 네 번째로 3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윤 회장은 ‘고졸 출신 천재 은행원’에서 시작한 금융인 생활의 정점에 올랐다.

KB금융지주 이사회 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회의를 열고 회추위원들의 압도적 선택을 받은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1955년 전남 나주시에서 태어난 윤 회장은 광주상고(현 광주동성고) 졸업 후 1973년 외환은행에 고졸 행원으로 입행하면서 금융계에 발을 들여놨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학위도 있지만 은행원 재직 시절 야간 과정을 다닌 끝에 대학 학사모를 썼다.
윤 회장은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한 고졸 행원 출신이다. 나머지 4명의 회장은 모두 대학에 진학한 후 금융인 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3번 이상 연임에 성공한 금융회사 회장 중에서도 고졸 출신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 회장 뿐이다.

윤 회장에게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젊은 시절부터 붙어 있었다. 1980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땄고 이듬해 치러진 제25회 행정고시에는 전국 차석으로 합격한 경력도 있다. 다만 성균관대 재학 시절 학내 시위를 주도한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공무원에는 임용되지 못했다.

결국 국내 대표적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회계사로서 명성을 떨쳤다. 아무런 뒷배경 없이 본인의 능력만으로 승승장구해 삼일회계법인 부대표까지 올랐다.

그가 외환은행 퇴사 후 한동안 떠나있었던 은행권과 다시 직접적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대 초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이다.

당시 윤 회장은 국민은행의 외부 회계 컨설팅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윤 회장의 업무 성과와 꼼꼼한 스타일이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눈에 들어왔다. 결국 2002년 3월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장 겸 은행장으로 영입됐다.

윤 회장을 국민은행으로 직접 불렀던 김 전 은행장은 윤 회장의 영입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광주상고 출신 천재가 국민은행에 왔다’는 사실을 보도자료에 넣도록 지시하는 등 윤 회장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2004년 국민카드 흡수 합병 과정에서 회계 처리 문제 발생 때문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잠시 KB금융의 울타리를 떠나 대형 로펌의 고문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2010년 어윤대 당시 회장의 부름으로 다시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으로 일하게 됐다.

2014년 KB금융지주의 전산 시스템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임영록 당시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사이의 갈등이 일어났고 결국 두 사람은 물론 KB금융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 이 사태를 수습한 사람도 윤 회장이다.

‘KB 사태’ 이후 긴급히 회장에 선임된 윤 회장은 화합과 소통을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왔고 이후 큰 불화 없이 KB금융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당시부터 강조한 ‘원펌 정신(One firm)’은 현재도 KB금융의 대표적 조직 철학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윤 회장 개인이나 KB금융 자체의 잘못으로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리스크가 적다는 것은 윤 회장과 KB금융의 대표적 자랑거리로 꼽힌다.

윤 회장을 상징하는 이미지로는 ‘백팩 멘 회장님’이 있다. 6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지만 지금도 수행비서 없이 백팩을 메고 서울 여의도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또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하는가 하면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소탈하게 식사한 뒤 작은 카페에서 음료를 산 뒤 본사 로비의 청원경찰에 건네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윤 회장의 일상이다.

최근에는 비대면 형태로 20·30대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소통 과정에서도 ‘나 때는 말이야’ 등으로 대표되는 소위 ‘꼰대 마인드’와는 거리가 멀었고 그동안 여러 일터에서 경험했던 점 등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선배의 역할과 가까웠다.

모나지 않은 성격 덕에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과도 무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광주 출신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전남 보성군 출신인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는 같은 호남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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