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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반도체 봉쇄 임박···삼성전자 ‘기회’, SK하이닉스 ‘부담’

화웨이 반도체 봉쇄 임박···삼성전자 ‘기회’, SK하이닉스 ‘부담’

등록 2020.09.08 13:31

김정훈

  기자

美상무부, 이달 15일부터 화웨이 반도체 공급줄 차단스마트폰, 5G 장비 등 화웨이 타격···삼성은 반사이익 화웨이 의존도 높은 하이닉스, 메모리 공급차질 우려

국내 반도체 산업계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강력 제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국내 반도체 산업계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강력 제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상당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화웨이는 삼성의 반도체 고객사인데 스마트폰, 네트워크사업 등 여러 사업부문에서 화웨이와 경쟁 구도를 갖춘 삼성의 반사이익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15일부터 세계 21개국 화웨이 계열사 38곳의 거래를 금지하는 강력한 제재를 시행한다. 지난해 5월 국가안보 차원에서 화웨이 계열사를 제재 명단에 올렸고, 올해 5월 화웨이가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칩 사용을 못하도록 금지하는 명령을 발표한 데 이은 세 번째 규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제재를 통해 화웨이로 가는 반도체 공급줄을 완전히 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수출 허가’를 받지 않고 화웨이로 보내는 D램,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한 메모리도 미국 정부의 수출허가 대상이다. 삼성과 SK는 미 상무부에 제품 공급 허가 요청을 진행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허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거래하는 비중은 전체 반도체 매출의 6~7% 수준이다. 당장 매출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그럼에도 삼성전자를 위협하던 화웨이의 타격은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화웨이 성장가도가 급격히 꺾이면 가장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사업부는 삼성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애플을 잡고 스마트폰 세계 2위로 부상했던 화웨이는 ‘삼성 제압’을 대외적으로 밝힌 바 있다. 올해 2분기 화웨이폰 출하량은 약 5600만대로 전세계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를 앞질렀다. 중국 시장에선 전체 스마트폰의 70% 이상 판매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제재 영향이 본격화하는 내년엔 인도, 유럽 등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18년부터 연간 3억대 밑으로 떨어진 스마트폰 출하량을 내년엔 3억대 선으로 반드시 회복시킨다는 목표다. 갤럭시폰을 바짝 추격하던 화웨이의 물량이 급격히 줄면 삼성과 애플 등 상위 업체의 시장 지배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은 코로나19 여파로 2억5000만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 통신(5G) 장비 시장에서도 화웨이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미국내 1억8300만명을 보유한 1위 통신사업자인 미국 버라이즌과 단일 계약 최대인 8조원 규모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으로 2025년까지 매년 약 1조6000억원이 삼성전자 IT·모바일(IM) 매출로 잡힐 예정이어서, 네트워크사업부(통신장비) 매출액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관련 시장 점유율 1위였던 화웨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통신업계에선 그동안 에릭슨·노키아 장비 비율이 높았던 버라이즌이 향후 삼성의 비율을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버라이즌 수주는 5G 시장에서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사실상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졌다”면서 “미국, 유럽 통신업체들로 5G 통신장비 점유율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이달 초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가 화웨이에 이어 글로벌 5위,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거래제한 기업에 넣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와 대만 TSMC 간 거래가 막히면서 중국은 SMIC 같은 자국 반도체 기업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TSMC와 파운드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중국 내 파운드리 수요를 확보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삼성은 IMB, 엔비디아, 퀄컴에 잇달아 대규모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했다.

삼성전자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이던 화웨이 입지 급락이 단기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 중 화웨이 매출 비중이 15% 수준으로 상당하다. 화웨이 비중이 적은 삼성전자와 비교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시장 비중도 삼성전자는 15~19% 수준인 반면 SK하이닉스는 4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같이 스마트폰을 제조하거나 통신장비 사업자가 아니어서 화웨이를 대체하는 거래처를 늘려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예상 피해 규모가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는데, 중장기적으로 화웨이 물량을 다른 업체에서 대체하는 방법을 찾지 않겠냐”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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