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려도 은행 돈 번다” KDI 보고서에 발끈한 은행권

최종수정 2020-08-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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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기준금리 내려도 은행 수익성은 불변” 언급
은행권 입 모아 “시장 현실 모르는 이야기” 비판
기준금리 인하 후 예대금리차·NIM 지표 나빠져
일각서는 “은행 포트폴리오 문제 고민해야” 지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은행의 수익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보고서에 대해 은행권이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최근의 금리 인하로 수익성 하락의 기조가 뚜렷해졌지만 이론적인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해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일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정책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정책금리, 즉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금융 시스템의 핵심인 시중은행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익성 하락 효과를 내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우려를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를 작성한 황순주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은행은 예금 시장에서 충분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고 대출의 만기를 조정할 수 있으므로 정책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순이자마진을 특별한 변동 없이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은행 예금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일정 비율만큼 낮게 책정되므로 기준금리 인하 폭보다 예금금리 하락 폭이 작고 대출금리도 단기 금리 변동과 무관한 장기대출 비중을 높일 수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폭도 작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실증 분석 결과 정책금리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콜금리가 1%포인트 변동할 때 예금금리는 0.53%포인트 변동하고 대출금리는 0.58%포인트 변동하기 때문에 순이자마진율(NIM) 변동은 0.05%포인트에 그쳐 통계적인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 은행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금융 불안 가능성을 제약요인으로 고려할 필요는 없으나 가계부채 문제나 대외채무 등의 문제는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의 이해당사자인 은행권은 해당 보고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다수의 은행 관계자는 시장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된 연구보고서라고 혹평했다.

은행의 수익이 되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가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NIM 지표 역시 하락세가 선명한 상황인데 지극히 이론적인 부분에서만 분석했다는 것이 은행들의 설명이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때마다 NIM도 약 0.01%포인트씩 내려간다는 것이 통상적인 시장의 해석이지만 이를 무시한 연구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2.28%포인트였던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올해 6월 말 2.10%로 1년 사이 0.18%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3월과 5월 두 차례 기준금리가 내려간 이후의 예대금리차 감소세는 더 뚜렷해졌다.

은행권의 NIM 지표도 눈에 띄게 나빠졌다. 4대 시중은행 중 NIM 수치가 가장 높은 KB국민은행의 경우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 말 NIM이 1.70%였지만 올해 2분기 말은 20bp가 빠진 1.50%를 나타냈다. 신한, 하나, 우리 등 다른 은행의 NIM 역시 하락세가 뚜렷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예금시장 지배력은 과거와 달리 상당 부분 미약해졌다”면서 “금리 인하 이후 이미 수조원의 예금이 은행을 떠나 주식시장 등 다른 자본시장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예금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논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1년 전과 현재의 NIM 수치를 비교하면 0.2%포인트 이상 빠졌다”면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이 손해를 보는 통념적 사실을 등한시하고 단순한 이론에만 적용된 연구 결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객관적 지적도 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 것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도 있겠지만 기준금리 인하 전에도 수익성 악화 조짐은 꾸준히 지적됐던 문제인 만큼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한 혁신 문제를 깊이 고려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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