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최악 자금난에 ‘비명’···LCC, 이스타 이어 연쇄파산 ‘공포’

최종수정 2020-08-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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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주 참여 저조로 501억 규모 유상증자 중단
티웨이홀딩스, 배정물량 25%만 청약···우리사주도 그닥
유동성 악화 탓 자력생존 힘들어···모기업 자금수혈 불가
의지할 건 정부지원 뿐, 부채 누적 불가피···시장선 ‘매물설’

그래픽=박혜수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모기업의 소극적인 참여로 창사 이래 최초로 추진한 유상증자는 중단됐고, 현금 마련 방안이 마땅치 않아 무급휴직이 불가피해 졌다.

이스타항공 사태로 촉발된 LCC시장의 연쇄파산 공포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진행하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중단했다.
티웨이항공은 당초 6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 여파로 발행가액이 예상 발행가액(2570원)보다 20% 넘게 줄어든 2005원으로 확정됐고, 유상증자 규모도 142억원 가량이 빠진 501억원으로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유상증자 흥행이 불투명하다고 봤다. 직원들이 월급의 70%만 받는 상황에서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은 저조할 수밖에 없고, 모기업 티웨이홀딩스가 배정 물량을 100% 소화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유상증자 물량 20%(500만주)를 우선 배정받는 우리사주조합의 청약률은 56.69%(283만4500주)에 그쳤다. 100% 청약을 달성했다면 100억원 넘게 확보할 수 있었지만, 모인 돈은 57억원을 밑돌았다.

티웨이항공 주식 58.32%를 보유한 티웨이홀딩스는 배정된 신주 1171만4122주의 25.61%(300만주)만 소화하기로 했다. 티웨이홀딩스가 투입한 현금은 고작 60억에 불과하다.

구주주 대상 청약에서 확보한 자금은 유상증자 규모의 23% 수준인 117억원이었다. 결국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를 전면 백지화했다.

문제는 티웨이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자력으로 생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별도기준 티웨이항공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323억원이다.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은 522억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느라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3월 자사주 신탁계약을 해지하며 50억원의 현금을 마련한 것도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더한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28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부 리스 방식으로 운영한다. 리스비 외에도 정유비와 조업비, 공항시설 이용비 등으로 매달 130억원 안팎을 지불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국제선은 3월부터 약 4개월간 셧다운(운항중단)됐다. 그나마 국내선 노선으로 버텨왔지만, LCC간 출혈경쟁 때문에 수익 개선이 요원한 상태다. 즉,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큰 셈이다.

이스타항공처럼 대주주의 자금 수혈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티웨이홀딩스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HC 파일과 반도체를 주요 사업으로 하던 티웨이홀딩스는 지난 6월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했다. 수익성 악화와 적자가 지속된 탓이다. PHC사업이 승승장구하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은 68억원에 불과하고, 영업이익은 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3년째 적자다.

티웨이홀딩스의 1분기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33억원이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그 규모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홀딩스 최대주주 예림당은 티웨이항공이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35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것이 전부다.

경쟁 LCC인 진에어는 보유 현금이 넉넉하고, 위기시 모기업 한진칼과 계열사 대한항공에 도움 요청이 가능하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다.

자금난이 가중된 티웨이항공은 LCC 중 처음으로 전직원 대상 무급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이 이달 말 만료되는 만큼,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다.

국책은행과 정부가 LCC 추가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는 점은 한 줄기 빛이다. KDB산업은행은 이미 내년 1분기까지 필요한 자금에 대한 실사를 마친 상태다.

일각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자칫 이스타항공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내놓고 있다. 당장 의지할 곳이 정부 밖에 없기 때문에 부채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티웨이항공은 올 상반기에 산은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데 이어 두 차례에 걸쳐 단기차입금 290억원을 빌렸다. 현재까지 누적된 단기차입금 총액만 450억원이다. 정부의 추가 지원으로 숨통은 트이겠지만, 갚아야 할 빚이 쌓인다는 점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항공업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2~3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티웨이항공이 이 시기를 버틸 여력이 있는지 속단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티웨이홀딩스가 티웨이항공을 M&A 시장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예림당은 일찍부터 항공업 자체에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도 이 같은 이유로 매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 중단으로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은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차입으로만 생존하는 것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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