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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기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 가능성 ‘솔솔’

현대건설기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 가능성 ‘솔솔’

등록 2020.08.04 15:31

김정훈

  기자

IB업계, 현대重지주 두산인프라 관심 ‘일순위’ 거론두산인프라 인수 땐 ‘브랜드 파워·점유율 확대’ 시너지업계 “현대건설기계 현금 여력 충분”···1兆 소송 건은 변수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타진하는 가운데 유력 후보인 현대건설기계가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가 만일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현대중공업지주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타진하는 가운데 유력 후보인 현대건설기계가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가 만일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현대중공업지주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이 지난달 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 배포를 시작하면서 국내 유력 인수자로 현대건설기계가 거론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다. 경쟁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합병 시너지를 노린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자문 업무를 삼일회계법인에 일임하는 등 인수 참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만한 국내 업체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유일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중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보도 이후로 현대건설기계가 인수를 타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을 성사시켜 세계 조선사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또 다른 인수합병(M&A)도 못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은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단 회사 차원에서 관심이 없고, 사내 인수사로 선정한 적도 없다”며 인수 가능성을 부인했다.

지금은 현대중공업 측이 당장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에 미온적이지만, 실제로 인수 작업은 두산이 재무적투자자(FI)와 벌이는 두산인프라코어중국법인(DICC) 소송 건이 해소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국내 건설기계장비 시장에선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빅2’로 꼽힌다. 두산인프라코어와 건설기계 사업군에서 경쟁하는 현대건설기계가 만일 인수를 성사시키면 ‘원톱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무엇보다 현대건설기계가 건설기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그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산인프라코어를 발판으로 해외 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기계는 중국에서 강점을 보이는 두산과 달리 인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서로 강점이 있는 시장이 다르고 강점을 갖지 못한 시장을 취한다는 측면에선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자금 시장이 좋지 않을 것에 대비해 유동성은 많이 확보돼 있어 현금 여력은 충분하다”며 “지금 잘하고 있는 마켓(시장) 이상으로 시장을 넓히고 싶다는 니즈가 있다면 당연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건설기계 최대주주는 지분 33.12%를 보유한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다. 1985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사업으로 출발한 뒤 지난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에서 분사돼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주요 제품으로 굴삭기, 휠로더, 백호로더, 지게차 등 연간 5만대 규모의 건설장비 및 산업차량을 생산한다. 오는 2023년까지 매출 7조원, 글로벌 5위 달성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3’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3년간 4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조3047억원, 영업이익 52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232억원이다.

산업계에선 브랜드 파워와 시장 점유율 면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을 경우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란 평가다. 우선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 절감 및 점유율 상승이 가능해지고, 중대형 장비에 강점을 보여 제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을 서두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법인 소송 관련 우발 채무가 8000억~1조원 규모로 예상되기 때문. 업계 안팎에선 소송 결과가 이르면 올 연말, 늦으면 내년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나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는 소송 부담을 떠안고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정만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해외 투자자 중에선 중국 업체들이 인수에 관심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선 두산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두산밥캣을 거느린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두산중공업 보유 지분 36.27%의 사업회사만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대금이 적어도 1조원가량 될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쉬운 투자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일 인수하게 되면 주체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될테고 지주는 자금여력이 될 것”이라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더 높아서 일부 시너지가 있으나 (사업) 겹치는 부분도 많아서 높은 가격에는 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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