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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등 떠밀려 이스타항공 인수하나

제주항공, 등 떠밀려 이스타항공 인수하나

등록 2020.07.04 10:46

수정 2020.07.04 11:27

이세정

  기자

이스타 노조, 3월 셧다운 지시 녹취록 폭로김현미 국토부 장관 직접 나서 M&A 성사 당부녹취 사실이면 후폭풍, 정부 눈치 볼 수밖에 없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간 인수합병(M&A)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나서 M&A 성사를 당부하고 나섰다. 제주항공이 부실기업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노조는 전날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항공이 셧다운(운항중단)과 구조조정을 지시한 사실을 폭로했다.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현 AK홀딩스 대표)와의 통화에서 “국내선은 가능한 운항해야 하지 않냐”고 입장을 전달했지만, 이 전 대표는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해야 한다.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지난 29일 열린 이스타항공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 대표가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최 대표는 “셧다운과 관련해 제주항공이 지시한 증거 자료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임금체불을 걱정하는 최 대표에게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빨리 끝내자. 그거(미지급)는 우리가 할 것”이라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노조 측이 녹취록 일부만 공개했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오는 7일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녹취록이 사실로 판단될 경우, 책임을 져야하는 만큼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스타항공 노조의 폭로전 이후 직장인 익명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항공사 직원들간 공방전이 오가고 있다.

블라인드에는 “제주항공이 말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다른 회사를 없애는 것이었냐. 너무 악의적이다” 등과 “인수 무산되면 제주항공 역시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200억∼300억원의 손실이 나는데 망하라는 심보로 그 돈을 낼 회사가 어디 있느냐” 등 비판과 옹호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양사간 갈등이 점점 격화되는 가운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전날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차례로 만나 M&A 성사를 당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M&A 진행 경과와 입장을 듣고,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각 당사자가 명확하고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대승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강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항공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와중에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부실기업을 떠안으라고 압박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운수권 배분 등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국토부의 눈치를 볼 수 없다”며 “등 떠밀려 M&A를 마무리 짓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일(10영업일) 내에 선결 조건을 다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선결 조건은 대부분 유동성과 관련돼 있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이 사실상 자금 동원 여력이 없는 이스타항공과의 계약을 파기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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