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해외승인 끝나니···다른 조건 있다는 정몽규

최종수정 2020-07-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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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결합심사 통과, 총 6개국 절차 끝나
HDC현산 “채권단과 인수 재점검 관련 협의중”
금호에 진술·보장 진실해야 거래종결 가능 언급
딜 파기 염두에 둔 발언?···M&A 향방 여전히 깜깜

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선결조건으로 꼽아온 해외 기업결합을 모두 마무리했다. 하지만 M&A 향방은 여전히 예측불가다.

HDC현산은 인수 조건 재협상을 제시한데 이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다른 선결조건도 이행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일 HDC현산에 따르면 러시아 경쟁당국이 전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심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고 통보했다.
HDC현산은 지난 1월부터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러시아 총 6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당사자간 주요 업종이 달라 경쟁제한 등의 영향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심사가 일부 지연됐고, 러시아는 약 6개월 만에 승인을 내줬다.

당초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으며 6월27일까지 딜을 끝내기로 했다.

하지만 거래 종결일까지 러시아의 심사 통과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최종 딜 클로징 시한은 올해 12월27일로 연기됐다.

계약서에 해외 기업결합승인심사 등의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거래 종결시한을 6개월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둔 덕분이다.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는 이전만큼 강하지 않은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황 전반이 침체됐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위기가 고조되면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HDC현산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하면서 사실상 인수 포기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채권단과 HDC현산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히 협상 방식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정몽규 HDC 회장은 서면으로만 대화하겠다고 밝혔고, 이동걸 산은 회장은 만나서 풀어야 한다며 맞섰다. 이 때문에 HDC현산의 인수포기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 회장과 정 회장이 일 대 일로 전격 회동하면서 M&A 작업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졌다. 정 회장이 직접 움직인 데 이어, 산은 역시 재협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러시아 기업결합 승인을 알리면서 “현재 채권단과 인수 상황 재점검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안팎의 분위기는 미묘하다. HDC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을 딜 지연의 원인 제공자로 몰아가고 있는데, 인수 포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지적이다.

HDC현산은 이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진술·보장이 진실해야 하는 등 다른 선행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거래 종결 의무가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재협상을 요구하며 근거로 제시한 재무구조 악화, 독단적인 경영 행태 등과 맥락을 같이한다.

당시 HDC현산은 약 11차례에 걸쳐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기준 재무제표상 재무상태와 계약 체결 이후의 재무상태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차입 조건 ▲상환 계획 ▲영구전환사채로의 변경 조건 ▲영구전환사채의 주식으로의 전환 조건 등의 제공을 요청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 모두 HDC현산이 요청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했고, 문제 제기한 사안들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HDC현산은 여전히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숨기는 것이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늬앙스를 풍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 측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태도를 계속해서 지적하는 것은 추후 딜 파기에 따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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