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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다툼 우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재계 ‘형제의 난’ 살펴보니

[NW리포트]경영권 다툼 우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재계 ‘형제의 난’ 살펴보니

등록 2020.07.01 16:10

임정혁

  기자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 둘러싼 분쟁 가능성삼성·현대·롯데도 피하지 못한 형제간 경영권 다툼“경영분쟁 없다” 외치던 한진...해넘겨 진흙탕 싸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 승계를 두고 ‘형제의 난’ 가능성이 도처에서 제기되면서 그간 재계에서 벌어진 다툼이 재조명되고 있다. 총수의 지분 매각을 포함한 초기 경영 승계 과정에서 형제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가도 전면전까지 벌어진 전례가 많기 때문. 뉴스웨이는 그동안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형제간 다툼의 역사를 살펴보기로 했다.

◇반복되는 ‘형제의 난’···처음엔 다툼 없다더니 =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승계 다툼을 예상하는 목소리는 이전에 다른 기업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가장 최근 재계를 뜨겁게 달군 한진칼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진그룹 3남매도 당초 화합해 그룹을 이끌어 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4월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가족이 잘 협력해 회사를 이끌라”는 유언을 남겼다.

때문에 일련의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복귀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이후 조 전무는 선친 작고 2개월 만에 그룹 지주사 임원으로 복귀했다. 조 전 부사장 역시 연말 임원인사를 거쳐 회사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조 회장은 누나의 복귀를 불허했다.

이에 분노한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회장을 공개 비판했고 남매간 분쟁이 시작됐다. 조 전 부사장은 선친 별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KCGI와 손을 잡았다.

조 전 회장과의 친분으로 한진칼 주식을 매집했다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도 ‘반(反)조원태 동맹’에 참여했다. 3자 주주연합은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경영퇴진을 시도했지만 표대결에서 패배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늘리고 주총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에서 조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해를 넘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2라운드에 돌입한 것이다.

◇삼성·현대·롯데도 피하지 못했다 = 삼성은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후계자 선정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과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사이 잡음이 일었다. 애초 삼성의 후계 구도는 장남인 고 이맹희 회장, 고 이창희 새한미디어 회장, 이건희 회장으로 압축됐다.

그러나 1969년 일명 사카린 밀수 사건을 둘러싸고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이에 관여했다는 내용의 투서를 이맹희 회장이 청와대에 건넸다는 추측이 나왔다. 이후 삼성 후계구도에선 이건희 회장이 전면에 나섰다. 이맹희 회장은 삼성에서 밀려난 후 이건희 회장과 재산 상속 문제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현대가에서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기 1년 전인 지난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이 발생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실질적 장남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5남인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다툼이었다.

당시 고령이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의중까지 잇달아 오락가락하면서 이 다툼은 순탄하던 현대그룹에 혼란을 일으켰다. 결국 2000년 3월 27일 정주영 명예회장이 직접 현대경영자협의회에서 ‘정몽헌 단독 회장 체제’를 공식 승인했다.

이후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기타 자동차 관련 계열사들을 가지고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현대자동차그룹을 만들었다.

롯데그룹은 2014년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아들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회장의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지분 경쟁도 치열했다. 결국 5차례에 걸친 표 대결에서 한국은 물론 일본 주주와 경영진들까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면서 형제 갈등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최근 “신동빈을 후계자로 지목한다”라고 적힌 것으로 알려진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것을 두고서도 신동주 회장이 “법적효력이 없다”라고 발언하는 등 두 형제는 멀어진 사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 밖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창업주인 박인천 전 회장이 금호타이어 전신인 삼양타이어를 둘러싸고 동생과 갈등을 빚었다. 2010년에는 박인천 전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삼구 회장과 넷째 아들인 박찬구 회장의 갈등이 생기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졌다.

두산그룹 역시 지난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검찰에 진정서를 낸 일을 계기로 ‘형제의 난’을 겪었다. 법정 다툼이 1년 7개월간 이어진 끝에 결국 박용오 전 회장의 그룹 퇴출과 박용성·용만 형제의 특사 후 경영 복귀로 귀결됐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도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형제간 분쟁을 겪었다.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PG 사장이 경쟁에서 뒤처진 2013년 회사를 떠나면서 보유주식 7%를 팔아치우고 형제를 상대로 수십여건의 무더기 고소를 벌인 사건이 문제였다. 이후 조현준 회장이 제기된 소송 대부분에서 무혐의 처리 받으면서 형제간 법적 다툼은 일단락됐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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