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키코 ‘은행 협의체’ 구성···반쪽짜리 협의체될까

최종수정 2020-06-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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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은행협의체 가동···다음달로 연기 전망
농협·기업·제일은행 등 참여 여부 결정 못해
강제성 없어 참여 결정한 은행들로 구성 예상
소멸시효 경과에 따른 배임 문제 등으로 ‘신중’

(사진=이수길 기자)
키코(KIKO) 사태의 추가 분쟁 자율 조정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은행협의체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을 마지막으로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이 은행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참여 여부를 정하지 않은 은행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에 키코 관련 은행협의체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은행은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대구, 씨티은행 등 총 6곳이다. 이중 국민은행은 최근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했으나, 결국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곳은 NH농협, IBK기업, SC제일, HSBC은행 등이다. 이들은 빠르면 이달 내로 결론을 지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발표 예정이 없는 상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키코 분쟁조정위원회에 오르지 않았던 키코 판매 은행인 국민은행과 앞의 4개 은행 등 총 5개 은행 실무진들과 만나 키코 협의체 구성에 대한 첫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금감원은 지난주까지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했으나 참여를 확정한 국민은행을 뺀 은행들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구해 이번주까지 결정 시한을 연기한 상태다.

금감원은 협의체 참여를 권고받은 11개 은행들이 모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협의체를 꾸려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강제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은행에서 확고하게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결정을 하면 더는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은행들이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배임’ 문제 때문이다. 키코 사태는 이미 발생한지 10년이 지나 민법상 손해액 청구권 소멸시효가 끝났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신한, 우리, 하나, 산업, 대구, 씨티은행 6곳에 불완전 판매의 책임을 물어 피해 기업에게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지만,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배임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피해 기업을 상대로 배상을 진행하게 되면 은행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 또 일부 은행은 키코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여부 등 논란이 불거지지 않아 피해 보상을 진행하기 애매하다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협의체에 참여하더라도 실제 키코 피해 기업에 배상을 해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미 한차례 분쟁조정안을 거부한 경험이 있어 은행들이 또다시 배상을 거부하거나 미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금융당국은 키코 관련 은행법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은행협의체 참여를 독려하는 중이다. 준법감시인 사전보고, 이사회 의결 및 사후 정기적 보고, 내부통제기준 운영, 10억원 초과시 홈페이지 등에 공시 등 ‘은행업 감독규정 절차’를 충족하는 경우, 키코 피해기업에게 지불하더라도 은행법 제32조의2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는게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협의체는 키코 사태 배상과 관련한 은행들의 자율조정 자리인 만큼 협의체 운영 방향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다만 협의체 참여 은행들조차 신중론을 보이고 있어 향후 속도감있는 논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은행협의체는 각 은행이 피해기업과의 분쟁을 자율조정할 때 참고할 지침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은행들은 배상 여부와 비율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기업 206곳 중 소송을 제기했거나, 폐업한 기업을 제외한 145곳이 분쟁 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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