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이스타항공 지분 헌납···‘결단인가, 꼼수인가’

최종수정 2020-06-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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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 전량, 회사에 무상 헌납
각종 제반비용 따져보면 이미 마이너스 딜 지적
대주주 자금부담, 사실상 이스타항공이 짊어진 셈
매각대상 아닌 지분 49%도 오너가 우호지분 분류

이스타항공, M&A 관련 중요사항 발표 긴급기자회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스타항공 창업주 일가가 이스타홀딩스로 보유 중인 지분 전량을 이스타항공에 무상 헌납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대주주의 통큰 결단”이라며 치켜세웠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지분 매각에 따른 시세차익을 거둘 수 없는 만큼, 미리 발을 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스타항공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창업주와 그 가족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제주항공은 약속대로 인수합병(M&A)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의 골자는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이스타항공에 양도하는 것이다.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3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주식 51.17%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545억원 규모다.

넘기기로 한 지분 가운데 이스타홀딩스 주주이자 이 의원 딸인 이수지 대표가 33.3%, 아들인 이원준 씨가 66.7% 보유하고 있다. 총 보유 지분율은 39.60%다.

나머지 11.57%는 기타주주 2명이 들고 있다. 회사 측은 기타주주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분을 묶어 팔기로 한 점으로 볼 때 오너가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은 39.6%지만, 이번에 무상으로 헌납키로 한 지분은 38.6%로 1%가 빈다. 회사 측은 질권이(담보)이 설정돼 있어 이를 제외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 지분 가치가 약 410억원으로 추산한다. 회사는 이 지분에 대한 권리를 넘겨받아 제주항공과 매각가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석연찮은 부분이 존재한다.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에서 막대한 차익을 얻기는 커녕, 오히려 손해를 보는 ‘마이너스 딜’이라는 주장한다.

계약 이후 발생될 소송과 세무조사 과징금 등 확정시 발생될 우발 채무를 위한 전환사채(CB) 담보 제공, 주식매각에 따른 세금, 이스타홀딩스 보유 부채 상환, 체불임금 약 110억원까지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반 비용을 모두 제외하면 이스타홀딩스가 받는 매각대금보다 뱉어내는 현금이 더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의원 일가의 지분 양도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스타홀딩스가 직접 딜을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사실상 이스타항공이 떠안게 되는 셈이다. 대주주 일가의 부담은 줄지만, 이스타항공이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날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주주는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을 피하게 됐다.

또 제주항공이 51.17%의 지분을 넘겨받더라도, 이 의원의 지배력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에 따르면 매각 대상이 아닌 이스타항공 지분 49% 가량은 이 의원과 밀접한 관계의 주주들이 가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의 결정이 꼼수 논란을 피하려면 매각대금은 회사로 유입시키되, 각종 비용에 대한 부담은 대주주 측이 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 기자회견에 대해 언급할 사항이 없다”며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딜을 진행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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