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SK바이오팜 청약 광풍에 개미 ‘쓴웃음’ 우리사주 ‘축배’

최종수정 2020-06-26 15:5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글자 크기 확대

일반 공모 투자자들 1억 넣어 13주 받아
우리사주조합은 이보다 많이 받을 수 있어
상장일 주가 최대 관심사··· 상한가 갈까?

지난해 11월 열린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FDA 승인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시쳇말로 정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기)’했다. ‘마통(마이너스 통장)’에 적금까지 깨서 1억원 청약했는데 언론 보도처럼 딱 13주 받았다. 돈 많은 사람들만 유리한 시스템 아닌가 생각하는데, 그래도 주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뛴다면 은행 이자 정도는 번거 아닐까 스스로 위로한다” (직장인 A씨)

SK바이오팜 청약을 위해 마통까지 융통해 영끌 투자한 직장인 A씨. 만약 SK바이오팜 주가가 공모가 4만9000원 대비 두 배 뛰어 9만8000원이 됐을 때 매도한다면 63만7000원을 차익으로 얻게 된다. 증거금 1억에 청약금액 2억으로 13주를 배정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SK바이오팜 청약 경쟁률이 300대 1을 넘으면서 일반 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을 통해 배정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현저히 적어졌다. 금번 신주 발행분 중 일반 공모 청약분은 전체의 20%(약 1918억원) 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고 애초에 청약을 포기한 투자자들도 많았다.

최종 경쟁률 323.02대 1, 증거금 30조9889억원. SK바이오팜 일반 청약은 역대급 흥행을 거뒀지만 초라한 배정 주식 수에 개미들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와 달리 축배를 든 쪽도 있었다. SK바이오팜 우리사주조합에 가입한 몇몇 직원들은 지난 24일 최종 경쟁률이 나오기도 전에 오찬을 함께하며 자축 파티를 벌였다는 후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본사가 있는 판교 일대는 청약 마감 당일 축제 분위기였다”는 현장 상황을 알려오기도 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생각보다 높은 청약률과 투자자들의 관심에 의아했다”라고 말했다.
상장하기도 전 청약 경쟁률이 이렇게 높다는 건 주식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 주식을 상당한 유망 주식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향후 주가 추이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해석해 축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우리사주조합은 회사 직원 복지 차원 등에서 설립돼 일반 청약 투자자들보다는 더 많은 수량을 따로 배정받을 수 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직급별, 근속연수별로 최대 보유 가능한 주식 수량이 상이하고, 주식 보유 여부는 개인 선택에 맡긴다.

SK바이오팜 청약 마감 직후 네이버에서는 일시적으로 SK바이오팜 관련 트래픽이 몰려 뉴스 검색 서비스가 다운되기도 했다. 언론 역시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다. SK바이오팜 직원들은 애사심 ‘뿜뿜’ 해지는데다가 개인 재테크에도 청신호가 켜졌으니 절로 술이 당길 수밖에.

공모주 청약은 막을 내렸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상장 이후 주가로 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상장 당일 공모가 4만9000원에서 얼마나 치솟을지가 관심사다.

업계에 따르면 상장 당일 주가는 공모가의 90%~200% 범위 안에서 시가가 결정되고, 시가 위아래로 30% 범위 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 오는 7월 2일 상장 예정인 SK바이오팜 주가는 산술적으로 공모가보다 최대 2.6배인 12만7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우리사주조합과 기관 투자자의 보호예수(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기간)는 주가 향배를 가늠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변수다. SK바이오팜의 우리사주조합 보호예수기간은 1년이며 기관은 15일~6개월까지 상이하다. 이번 신주 발행(1957만8310주)에서 우리사주조합은 일반 청약분과 같은 20%(391만5662주)를 배정 받았다. 기관 투자자는 60%(1174만6986주)를 배정 받았다.

기관 수가 워낙 많고, 우리사주조합의 보호예수기간도 일괄 지정이 아닌 각 사원의 매수 시점별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보호예수일자가 주가 추세를 형성하거나 변동성을 크게 주기는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지주사인 SK 등 주식 대량 보유자가 대량 매도를 할 경우에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질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SK지주회사로부터 2011년 독립한 글로벌신약개발업체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2종을 연달아 시판 허가 받으며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기존 치료제보다 발작 증세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주들은 코로나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코로나 백신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SK바이오팜도 바이오주로서 덩달아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사건사고로 침체돼 있는 여의도 증권가는 간만에 대형 IPO가 흥행하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관사 중심으로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보여진 SK바이오팜만의 핵심 기술력과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투자자들의 신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goodrain@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엘지유플러스
  • 페이스북 바로가기
  • 유튜브 바로가기
  •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Copyright © Newsway All Rights Reserved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민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