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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前 대표의 화려한 ‘연줄’(종합)

[옵티머스 펀드사기]이혁진 前 대표의 화려한 ‘연줄’(종합)

등록 2020.06.24 15:33

고병훈

  기자

정관계 연루 의혹···이혁진 前 대표가 핵심이헌재·채동욱 등 거물급 인사 자문단 활동‘금융범죄→정관계 로비 사건’ 확대 조짐도

이혁진 前 대표의 화려한 ‘연줄’(종합) 기사의 사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놓고 온갖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혁진 전 대표의 화려한 인맥, 이름만 대면 알만한 다수의 거물급 인사가 자문단으로 활동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정관계 연루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이는 지난해 금융권 전체를 뒤흔든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금융범죄에서 정관계 유착 수사로 비화된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옵티머스운용 사태를 이미 ‘제2의 라임사태’로 규정하고 철저한 수사 진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천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우려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에 이헌재 전 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양호 전 나라뱅크 은행장 등이 자문단으로 활동한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과거 옵티머스운용 홈페이지에는 자문단 명단과 함께 이들의 화려한 이력이 공개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 홈페이지에는 해당 명단이 사라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설립된 지 10년도 안 된 사모운용사가 초호화 자문단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혁진 전 대표의 과거 정치적 행보 덕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혁진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4월 옵티머스운용의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 전 대표는 신영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마이에셋자산운용, CJ자산운용 등에서 근무했다. CJ자산운용에서는 특별자산운용본부장으로 골프장, 보석, 영화 등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독특한 펀드를 운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그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서초갑에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금융정책특보를 지내는 등 정계에도 발이 넓은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2013년에는 이 전 대표의 횡령·배임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에스크베리타스운용은 이 대표를 20억원 규모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이사회를 열어 해임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던 신영증권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표직을 지킬 수 있었다.

이 전 대표는 이후 2015년 에스크베리타스운용 이름을 AV자산운용으로 바꿨다. 또 같은 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해 사모펀드 운용사로 탈바꿈했다.

2017년 6월 다시 한번 사명 변경이 있었다. AV자산운용은 사명을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바꾸고 공기업 매출채권 사모펀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2018년 사실로 드러나면서 결국 그는 해임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옵티머스는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의 이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회사”라며 “과거 이 전 대표와의 인연으로 회사에 합류한 사람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사라진 옵티머스자산운용 자문단 명단. (사진=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현재는 사라진 옵티머스자산운용 자문단 명단. (사진=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옵티머스 자문단에는 최근까지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물들이 포진돼 있었다. 우선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전 부총리는 재정경제부 장관과 제1대 금융감독원 원장, 증권감독원 원장, 은행감독원 원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또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선 전까지 원장으로 있던 재단법인 여시재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제39대 검찰총장을 지낸 채동욱 전 총장도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채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내부인사가 아니라, 외부인사로 구성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들 가운데 임명된 최초의 검찰총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 혼외 자식 논란이 터졌고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한국당 전 대표는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황 전 대표의 발표 직후 채 전 총장은 전격 사퇴를 결정했는데, 그는 퇴임식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양호 전 나라뱅크 은행장 등이 자문단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김 전 이사장과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운용에서 경영지원 및 펀드컨설팅, 펀드기획지원 및 해외투자컨설팅을 각각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 전 행장은 지난 3월말 기준 옵티머스운용의 지분 14.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임 사태와 옵티머스운용은 대규모 환매중단과 사기,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여러 공통점이 많은 사건”이라며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의혹들을 철저하게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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