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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진 펀드사기’···옵티머스발 5000억 환매중단 위기

‘또 터진 펀드사기’···옵티머스발 5000억 환매중단 위기

등록 2020.06.19 14:23

김소윤

  기자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인줄 알았는데..알고보니 부실채권에 돈 넣어, 400억 중단펀드 돌려막기·명세서 조작 등 라임과 흡사금감원 검사 돌입···추가 환매중단 가능성↑

‘또 터진 펀드사기’···옵티머스발 5000억 환매중단 위기 기사의 사진

라임과 알펜루트 환매 중단 사건이 터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 3의 라임사태’가 또 터졌다. 사모펀드(PEF)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우량 채권이 아니라 부실한 채권에 투자한 뒤 돈을 빼돌리는 사기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사건 발생 근원지는 대체투자 운용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이다. 헤지펀드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과 달리 큰 존재감이 없던 운용사지만, 국내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매입해 펀드 운용에 집중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들은 해당 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가 관공서에서 발주하는 공사의 매출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니라 부실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로부터 분개를 사고 있다.

옵티머스발 환매 중단 사건 발단은 18일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4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만기 상환이 어렵다고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는 기업이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같은 공공기관의 공사를 수주한 건설회사 등의 매출채권을 싸게 사들여 연 3% 안팎의 수익을 추구한다. 만기 6개월 단위로 성공적으로 수익률을 돌려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판매사들에게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냄에 따라 판매사들은 투자자들에게 환매 연기를 통보하게 됐다. 환매가 연기된 펀드 규모는 NH투자증권 판매분 217억원, 한국투자증권 판매분 167억원 등 총 384억원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운용사가 그간 비슷한 구조의 관공서 메출채권펀드를 다수 내놓았기 때문에 추가 환매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 펀드는 총 8천억원가량이 팔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3천억원만 기존 투자자에게 상환됐는데, 나머지 5천억원 가량이 순차적으로 환매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온다.

더욱이 옵티머스발 환매 중단 사태는 지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단 라임 사태와 '닮은 꼴'이라는 말이 나온다. 부실 사모사채로 고객 자금을 빼돌린 뒤 나중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돈으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던 정황이 발견되면서 마치 라임 사태를 연상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년간 펀드 명세서까지 조작한 정황마저 드러났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이 양수도 계약서와 펀드 명세서 등 모든 서류를 위조했다는 얘기인데, 실제 펀드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은 없었다는 것이다. 대신 실체가 불분명한 장외기업의 부실 사모채권들로 채워졌다.

펀드 사무수탁회사의 허술한 관리 체제도 노렸다는 점에서 라임 펀드 사기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다. 라임 펀드가 일부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와 공모해 사기를 벌였다면, 옵티머스 펀드의 경우 증권사를 속이기 위해 사모펀드 관리 체제의 구멍을 노렸다.

옵티머스 펀드는 부실 사모사채를 편입해놓고 수탁을 맡은 한국예탁결제원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이름을 바꿔달라고 해 펀드 명세서를 위조했다. 수탁은행인 하나은행에는 부실채권 매입을 지시하면서 수탁 사무기관에는 허위 기재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판매사가 확인했을 때 멀쩡한 채권이 편입될 수 있었다.

금감원은 환매연기를 밝힌 옵티머스운용에 대해 환매 중단 사유와 함께 자산 편입 내역 위변조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라임 사태와 '제 2의 라임'으로 불리는 알펜루트 사태들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역성장할 줄 알았던 국내 사모펀드(PEF)시장은 오히려 성장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EF가 집행한 투자금액은 총 16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규 진입 문턱을 낮춘 이후 관련 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제 3의 라임사태’가 터지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PEF시장에 대해 ‘아직 성장통’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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