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주 ‘푸른밤’ 흥행참패···자금난에 이마트 수혈

최종수정 2020-06-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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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6차례 걸쳐 총 670억 자금수혈
영업망 부족·물류비 압박에 시장안착 난항
푸른밤살롱·우창균 대표 영입 카드도 안 통해

이마트가 인수했던 제주소주가 흥행참패를 겪으며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소주는 적자를 지속하며 이마트로부터 자금수혈을 벌써 6차례나 받았는데, 업계에서는 제주소주의 재도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제주소주에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제주소주가 이마트로부터 받은 6번째 유상증자다. 이마트는 지금까지 총 57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이번 유상증자로 이마트로부터 총 670억원의 자금수혈을 받게 됐다.

제주소주는 2016년 이마트에 인수된 이후 이른바 ‘정용진 소주’로 불리는 ‘푸른밤’으로 이름을 바꾸고 알코올도수 16.9도인 '짧은 밤', 20.1도인 '긴 밤' 등 2종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푸른밤은 출시 4개월 만에 300만병 이상 판매되면서 초반 흥행에 성공한 듯 보였다. 이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이 발판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영업망은 많지 않았다. 애당초 주류사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하이트진로나 롯데칠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고 유흥시장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수도권에서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에, 제주에서도 ‘한라산’에 밀리면서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이마트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난 2018년 말 서울 논현동에 제주도 포차를 콘셉트로 한 ‘푸른밤살롱’을 오픈했다. 같은 해 정기 인사에서는 제주소주 겸 신세계L&B 대표이사에 우창균 대표를 영입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우 대표는 두산그룹 동양맥주, 인터브루 오비맥주, 두산 주류부문을 거쳐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을 맡은 이후 신세계그룹에 영입됐다.

이듬해 10월에는 기존 짧은 밤(16.9도), 긴 밤(20.1도) 구분을 없애고 푸른밤(16.9도) 하나로 통합했다. 기존 고도주를 선호하는 고객을 위해 긴 밤은 ‘푸른밤 지픈맛’(20도)으로 변경했다. 신규 모델로는 웹드라마에서 인기를 끈 배우 신예은을 기용, 재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푸른밤살롱은 경영 효율화 전략 아래 오픈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제주소주의 실적도 지속 내림세다.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이후 2017년 매출액 12억원에서 2018년 43억원으로 크게 뛰었지만, 반대로 손실 폭은 늘어만 갔다. 제주소주의 영업손실은 ▲2016년 19억원 ▲2017년 60억원 ▲2018년 127억원 ▲2019년 141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2016년 23억원에서 2019년 14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내실 없는 외형성장만 거듭한 셈이다.

반면 와인·맥주를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8% 오른 32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홈술’ 수요가 늘며 이마트와 이마트24를 통한 구매가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푸른밤을 생산하는 제주소주의 본사와 생산공장이 제주도에 있다는 점을 사업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으로 꼽는다. 물류를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큰 탓이다. 또 가장 큰 시장인 수도권 지역에서 무학, 대선주조, 보해양조 등 대표 지역 소주도 고배를 마신 것을 보았을 때 푸른밤이 ‘전국구 소주’로 거듭나는 것은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주 향토기업 한라산소주가 생산하는 ‘한라산’과 비교했을 때도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른밤이라는 이름으로 제주도를 연상시킬 수 있도록 했으나, 한라산이 수도권 소비자들에게도 강하게 각인된 것만큼의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푸른밤은 신세계그룹이 가진 유통채널을 통해 가정시장에서의 판매는 가능했겠지만, 유흥시장에서의 영업망 구축이 미흡하다”면서 “판매처가 많다고 하더라도 소주는 유흥시장에서의 소비 비중이 큰 만큼 도매상을 통한 영업력을 확장하지 못한다면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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