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삼성전자 지분 처리 고민 다시 수면 위로?

최종수정 2020-06-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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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 본격 추진
자본 적정성 평가에서 지분 문제 거론 가능성
삼성생명·화재, 33조원대 삼성전자 지분 보유
외부 세력 공격 시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수도

금융 계열사 자산 총액 5억원 이상 대기업 대상의 복합금융그룹 통합감독 활동을 법적으로 규정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안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의 처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행 모범 규준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 감독 활동의 운영 근거가 되는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이하 통합감독법)’ 제정안을 지난 5일부터 7월 15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오는 9월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통합감독법 제정안의 세부 내용은 현재 시행 중인 통합감독 모범 규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입법 취지는 재벌계 금융회사의 부실이 같은 그룹의 비금융회사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감독 대상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을 보유하고 2개 이상 업종의 금융 계열사를 영위하는 대기업이어야 한다. 각 복합금융그룹은 금융 계열사 중 1개사를 대표회사로 지정하고 각 대표회사에 위험관리기구를 설치·운영하며 그룹 내 위험 관리 정책을 마련하도록 규정했다.

대표회사는 그룹 차원의 자본 적정성 현황과 위험요인 등을 금융위에 보고하고 공시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금융위는 각 회사가 공시한 내용이 일정 기준에 미달할 정도로 부실하다고 판단할 경우 경영개선계획의 제출·이행 등 건전성 개선 조치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이중 규제와 시장 혼란 조장 우려가 있다면서 입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취하고 있다.

특히 자본 적정성 평가 시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 비중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 보유 지분 정리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삼성그룹 지분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문제다. 만약 금융당국이 이를 문제로 삼는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외부로 팔아야 하는데 지분 가치의 규모가 상당하므로 이 지분이 풀리면 시장 안팎으로 상당한 혼란이 우려될 수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은 8.51%와 1.49%이며 이 지분의 가치를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각각 28조2027억원, 4조9285억원에 이른다. 두 회사 지분을 합치면 10%에 이르고 지분 가치도 33조원을 넘어서기에 시장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

물론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 지분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규제 조항이 없고 비금융회사 지분 보유 한도를 규제하는 내용도 이번 제정안에서 빠졌기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반드시 팔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만약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의 자본비율이 낮아져 금융당국이 부실 수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또는 삼성 금융 계열사의 자본 부실이 삼성전자 등으로 전이될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서라도 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문제는 이 지분이 시장으로 풀릴 때 어디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5.01%의 지분을 쥐고 있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부터 삼성전자 지분 10%를 전부 사들이는 것이 가장 안정적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삼성물산이 이 물량을 거둬들일 만한 실탄이 있느냐를 따져봐야 하고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그러나 삼성에 적대적 감정을 가진 국내외 행동주의 헤지펀드 세력 등이 이 지분에 눈독을 들인다면 장기적으로는 경영권 분쟁으로도 촉발될 수 있어 삼성으로서는 상당한 고민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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