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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두 번의 승부수···美 호텔 7조 베팅부터 해지까지

박현주 회장 두 번의 승부수···美 호텔 7조 베팅부터 해지까지

등록 2020.05.06 17:05

김소윤

  기자

미래에셋, 안방보험에 호텔 계약 해지 통보등기 사기 잡음, 복잡한 소유권 분쟁 드러나코로나19로 투숙객 제로 상황 염두에 둔 듯업계 “계약파기가 미래에셋에 더 긍정적”

박현주 회장 두 번의 승부수···美 호텔 7조 베팅부터 해지까지 기사의 사진

미래에셋그룹이 중국 안방보험이 소유하고 있던 미국 내 15개 호텔 매매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작년 계약 당시 박현주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역설적이게으로 이번 계약해지 역시 박 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호텔업황 자체가 붕괴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작년 9월 박현주 회장은 중국 안방보험에서 미국 5성급 호텔 15곳을 58억달러(약 7조원)에 ‘한꺼번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박 회장의 ‘통 큰 투자’ 라고 바라봤다. 그도 그럴것이 7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는 국내 자본이 해외 대체투자 부문을 인수한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미국과 중국이 유례없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고 글로벌 경제침체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그룹이 미국 내 주요 지역의 최고급 호텔 15곳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은 박 회장이 ‘위기 속 기회’를 찾은 방증이라고 말하는 곳도 여럿 있었다. 박 회장 스스로도 “위기는 미소 띤 얼굴로 찾아오지만, 기회 또한 위기의 모습으로 올 때가 많다”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야심작인 ‘메가딜’급 미국 호텔 인수전은 거의 무산됐다고 볼 수 있다. 호텔 15곳을 ‘한번에’ 인수했던 박 회장은 계약과 관련된 잡음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방에’ 계약해지하게 된다. 즉 그는 두 번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지난달 중순쯤(4월17일) 인수 계획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현재 소유자인 중국 안방보험에서 귀책사유가 드러났다는 게 미래에셋그룹 측의 입장이다. 일부 호텔에 등기사기 잡음이 있는데다 복잡한 소유권 분쟁 드러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후 실사 과정에서 거래와 관련된 특정 소송이 매도인인 안방보험과 제 3자간에 있다는 것이 확인돼 거래 자체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안방보험에게 지속적으로 자료를 요구했으나 어떠한 해명도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안방보험은 미래에셋그룹 상대로 2조7천억원의 출자 약정금 등 계약을 예정대로 이행하라며 미국 법원에 소송낸 상태다. 하지만 매수인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안방보험이 호텔 소유권과 관련해 미국 법원에서 소송에 휘말리고도 이를 알리지 않아 계약을 위반했다며. 지난 3일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에스크로 대리인에게 오히려 계약금마저 돌려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계약금 7000억원은 에스크로 계좌에 납입돼 있다.

금투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미국 호텔 메가딜 해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세한 건 소송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일단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잔금 미납입이 정당하다는 결론 하에 계약금 전액을 반환받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안방보험이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더라도 이번 딜은 파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다만, 이때 계약금 반환은 불가할 전망이다.

어찌됐던 업계에서는 이대로 딜이 진행되는 것보단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연기되거나 아예 파기되는게 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는 더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미국 호텔은 코로나19로 투숙객이 ‘0’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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