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분석] ‘반포’로 복귀하는 래미안 현주소 짚어보니

최종수정 2020-03-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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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22년 연속 브랜드 1위···반포서 선호 최고
W= 5년간 등판안해 인력 손실...준법도 발목
O=정부+조합 클린선언으로 복귀 무대 열려
T= 귀환지 모두 반포···경쟁사들 표적될 수도


삼성물산 래미안이 5년만에 주택정비사업에 복귀한다.

지난 2015년 말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사업 이후 5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주택 사업 매각설까지 겪을 정도로 장기간 재건축 사업 수주를 자제해왔지만, 올해는 강남권에서 입찰보증금을 선납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은 강남 프리미엄 브랜드의 싱징으로 불렸다. 래미안 철수설이 나돌며 그간 정비사업 수주를 중단했음에도 삼성물산은 여전히 시공능력평가 6년 연속 1위다.

래미안은 아파트부문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 22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브랜드 파워도 여전히 막강하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래미안의 복귀를 ‘왕의 귀환’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귀환지는 역시 래미안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서초 반포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반포주공 2단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 래미안이 반포 일대 랜드마크를 만들어 온 지역이라서다.

정비사업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반포는 강남 여타 지역에서도 래미안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우려하는 목소리도 섞여 나온다.

최근 5년간 신규 수주가 없다보니 정비사업 선수들을 타사로 많이 잃어 버렸다.

더욱이 여전히 암암리에 현장 OS요원 등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물산은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등장으로 강화된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체제가 삼성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서다.

반포3주구와 신반포15차 등 서초구 반포로 복귀하는 삼성물산 래미안의 내외부환경을 토대로 장·단점과 재기 성공 가능성을 분석해 봤다.

◇강점(Strength) =반포가 고향…강남선 역시 래미안

썩어도 준치란 말이 있다. 강남에서 래미안 브랜드가 그렇다.

최근 5년간 정비사업 수주 제로가 말해주듯 삼성물산 주택사업은 축소 일로를 걷고 있었다. 래미안 사업 철수설, 래미안 자연 도태설까지 등장할 정도 였던 것.

실제 삼성물산이 2014년 조직개편을 하면서 주택사업부가 빌딩사업부에 흡수되면서 ‘KCC가 래미안 브랜드를 사들인다’, ‘삼성그룹 측에서 주택사업의 리스크와 비교해 큰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등의 소문이 함께 돌았다. 삼성물산은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남은 분양사업만 진행했다.

그럼에도 래미안 브랜드는 여전히 강력하다. 반포에서 래미안이 다시 등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건설(디에이치) GS건설(자이) 대림산업(아크로) 등 최고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사들도 긴장했다는 후문이 전해질 정도다.

강남권 조합들도 환호하고 있다.

각 재개발 재건축 조합 현장에서 래미안 공급에 대한 갈증과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래미안의 복귀 공식화로 기대감으로 반전되고 있는 것.

신반포15차 김종일 조합장은 최근 뉴스웨이와 만나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에 입찰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뜻하지 않게 국내 1위 업체가 들어와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파워도 여전히 대단하다. ‘래미안’은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에서 22년 연속, 한국산업 브랜드파워(K-BPI) 18년 연속,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16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더욱이 삼성물산은 6년 연속 건설업계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해오고 있는 대형 건설사다.

◇약점(Weakness) = 부족한 현장선수+준법경영 리스크

강남 최강 브랜드 래미안에도 약점이 있다. 최근 5년간 정비사업 수주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그간 내부 래미안 전문가들이 타사로 이직하는 등 인력 손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경쟁사들 사이에선 삼성물산의 ‘실전 감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래미안 주택 사업 부차장급부터 상무 이상 임원들까지 현대건설 GS건설 쌍용건설 등 대형사를 비롯해 한국토지신탁 등 신탁사까지 이직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물산의 준법 경영도 리스크다.

삼성물산 자체의 컴플라이언스 체제를 차치하더라도 그룹부터가 준법경영을 최우선시하고 있어서다.

그룹의 준법감시 기구인 준법위는 최근 외부 소통 창구를 통한 신고와 제보를 활발히 받아들이고, 제보자의 익명성 보호를 위해 외부 위탁 운영 방침까지 밝혔다.

이 때문에 정비 사업 수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분쟁들이 준법위에 논란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분간 위축된 영업전략을 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도 자체적으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간 삼성물산이 래미안 사업을 축소 운영한 것도 이런 준법 경영에 발목을 잡힌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기회(Opportunity) =정부 ‘클린수주’ 강화’+업계 자정 노력

삼성물산이 주택정비사업에 다시 뛰어든 배경에는 정비사업 업계의 ‘클린수주’ 분위기가 거론된다.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이 각종 비리로 홍역을 치르면서 규제가 강화됐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향응을 제공하면 시공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최근 검찰이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한남3구역 입찰 참여사인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 등을 수사했던 것만 보아도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치열한 경쟁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지난 21일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여전히 국토교통부에서는 입찰 무효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며 수주전 과열을 막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클린수주’ 도입으로 과잉 경쟁 대신 자사 브랜드 가치나 인지도, 시공 성과 등이 수주 경쟁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이런 셈법을 고려해 수주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 과열을 계기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수주를 꼼꼼히 모니터링하기 시작했고 3주구 조합 역시 홍보활동지침 준수서약서 제출과 함께 클린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클린 경쟁’이 확산되면서 삼성물산이 다시 뛰어들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GS건설은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경쟁사들과의 서울 용산구 한남3 수주전에서 지난달 클린 수주 선언을 한 바 있다.

◇위협(Threat) =반포서 동시 수주전에 표적될수도

래미안의 귀환은 이달 공식화 됐다. 삼성물산 래미안이 신반포15차에서 500억원 입찰보증금을 입금하고 참전을 선언하면서다.

그러나 이들에게 순탄한 길이 아닐 수 있다. 삼성물산 스스로가 인근 반포3주구에서도 또다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수주전을 펼칠 경우 경쟁 건설사들에게 공격의 표적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9호선 신반포역에서 1정거장 떨어진 구반포역 인근에서 진행돼 입지 상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사업비는 8090억 원으로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보다 규모가 3배 이상 크다.

삼성물산 역시 유튜브를 통해 “삼성물산에게 반포는 래미안의 자부심을 만들어온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2020년 삼성물산의 모든 역량을 반포3주구에 집중하겠다”고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의 입찰 마감일은 4월10일로 그날부터 본격적인 수주전이 시작된다. 4월4일 발표되는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결과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지역은 대우건설과 대림산업도 함께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역시 반포3주구도 노리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지역에서 수주전을 치르면 서로간의 약점을 공격하는 등 불리한 싸움을 펼칠 공산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그럼에도 삼성물산은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는 대한민국의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래미안과 함께 성장해왔다”며 “그 중심에 있는 신반포15차에 래미안퍼스티지, 래미안원베일리에 이은 또 하나의 하이엔드 주거공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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