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라임사태]알펜루트 환매 연기···라임과 비교해보니

최종수정 2020-01-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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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S 증권사의 유동성 회수 과정에서 생겨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다는 점에선 차이
1817억원 환매연기 가능성···“라임과 달라“

‘마켓컬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유망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알펜루트자산운용도 결국 펀드 환매 중단을 결정하면서 라임사태의 불통이 튀는 모습이다. 라임사태가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대형 증권회사들이 헤지펀드에 제공하던 레버리지대출(TRS)을 전량 거둬들이면서 이 같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펜루트운용은 28일인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2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연기를 비롯해 일부 증권사로부터 총수익스와프(TRS) 대출 계약 회수 요청이 들어와 최대 2월 말까지 1817억원 규모의 26개 개방형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가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알펜루트의 총 자산의 19.5% 수준이다.

이번 알펜루트운용 펀드 환매 연기 사건은 이 회사의 부실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성격을 띠는 금융상품) 투자비중은 지극히 낮지만, 개방형 사모펀드라는 이유로 불안을 느낀 증권사들이 유동성 공급을 일제히 중단하면서 비롯됐다.
즉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사태이니 만큼 라임운용 사태와 비슷한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운용사를 대신해 주식, 채권 등의 자산을 매입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계약을 말한다.

다만, 알펜루트 펀드는 주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데다 ‘모자형 구조’가 아니라는 점과 또 현재까지 편입 자산의 부실 징후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차이가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현재 알펜루트는 이번 환매연기 조치가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연기 사태와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1조원 가까이 굴리는 알펜루트운용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마켓컬리’, ‘파킹클라우드’ 등 유망 비상장사에 투자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사모펀드 운용사다. 총 운용자산은 작년 7월 기준 약 1조1200억원으로 총 투자 비중의 60%를 비상장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7일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출시한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을 앞세워 성장했다. 알펜루트의 1호 펀드인 몽블랑4807은 설정 이후 88%의 누적 수익을 내고 있었다. 이어 또다른 대표 펀드인 ‘마테호른4478’도 연평균 20% 안팎의 고수익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는 ‘파킹클라우드’, ‘만나CEA’, ‘데일리금융그룹’, ‘마켓컬리’ 등과 유망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성과를 낸 것이다. 여기에 알펜루트가 편입한 ‘파킹클라우드’, ‘만나CEA’ 등은 올해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었다. 이후 대표 모펀드를 편입하는 다양한 멀티전략 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알펜루트운용은 전체 운용자산을 1조원 수준으로 키우게 됐다.

하지만 라임과 비슷하게 TRS 거래로 차입해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면서 수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운용한 게 화근이 됐다. 지난주 초 한국투자증권이 알펜루트 펀드에 대한 레버리지 대출을 전량 회수하기로 하면서 ‘펀드런’이 촉발됐다. 이후 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들까지 펀드 투자자의 환매를 부추기면서 지난 22일 하루 동안 266억원 규모의 환매가 쏟아졌다.

한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가 알펜루트 펀드에 대한 TRS 대출을 전량 거둬들이기로 하자 다른 증권사 PBS도 경쟁적으로 회수에 나서면서 문제는 더욱 커졌다. 즉 증권사의 무리한 대출 회수에 각 지점 PB들까지 고객에게 ‘묻지마 환매’를 부추긴 것이다.

결국 알펜루트가 고수익을 올리며 멀쩡하게 운용하던 펀드까지 일괄 환매 중단하게 된 셈이다.

라임사태가 터지자 알펜루트의 펀드오브펀드 방식이 라임의 모자펀드 구조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아울러, 벤처기업 주식과 같은 비유동성 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모펀드가 증권사 TRS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끌어 쓰고 있는 점도 라임과 비슷했다. 실제 라임은 리드 등 초창기 상장사 전환사채(CB) 투자종목이 라임 포트폴리오와 겹치는 점도 시장 불신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알펜루트는 이번 환매연기 조치가 라임의 대규모 환매연기 사태와는 다르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알펜루트는 개방형펀드에 사모사채나 메자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자산)을 거의 담지 않았으며 무역금융과 부동산금융도 다루지 않았다고 했다.

또 라임과 같은 소수의 모펀드를 설정해 모펀드 조합에 따라 자펀드를 운용하는 ‘모자형펀드’ 구조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대표 펀드인 ‘몽블랑4807’의 최소 가입금액이 10억원으로 문턱이 높아 일부 펀드에서 펀드오브펀드 방식으로 출자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펀드 각각 독립적인 운용을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알펜루트는 라임 사태이후 운용 펀드의 자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했으며 불법적인 일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TRS 거래와 관련해서도 “TRS를 빈번하게 또는 부당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TRS 사용규모는 전체 운용자산 대비 최대 7.5%에서 현재는 5% 수준이며 차입을 제공하는 증권사 외 제3자를 본거래에게 개입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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