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10℃

  • 인천 10℃

  • 백령 8℃

  • 춘천 7℃

  • 강릉 13℃

  • 청주 13℃

  • 수원 10℃

  • 안동 15℃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13℃

  • 전주 14℃

  • 광주 14℃

  • 목포 14℃

  • 여수 15℃

  • 대구 19℃

  • 울산 19℃

  • 창원 17℃

  • 부산 17℃

  • 제주 14℃

공기업 수장들 줄사표···현장선 “공기업이 총선 위한 ‘징검다리’냐”

공기업 수장들 줄사표···현장선 “공기업이 총선 위한 ‘징검다리’냐”

등록 2020.01.08 15:22

주혜린

  기자

김성주·이강래·김형근 등 공공기관장 선거행보임기도 채우지 않고 '무책임 사퇴' 잇달아 비난

공기업 수장들 줄사표···현장선 “공기업이 총선 위한 ‘징검다리’냐” 기사의 사진

공기업 수장들이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다. 일부 기관장들은 공식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옷을 벗는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장 자리가 총선 출마를 위한 ‘징검다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이사장 및 사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 김형근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이 21대 총선에 나가기 위해 사퇴했다.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지난달 5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하고 19일 공식 퇴임했다. 이 사장은 임실·순창·남원 선거구 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남원 출신인 이 전 사장은 남원·순창에서 3선을 했으나 19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 전 사장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노조원들과 갈등을 빚었고 민주노총은 그의 출마를 반대하고 있다. 이 전 사장이 직고용 불가 방침을 밝혀 온 만큼 갑작스러운 직고용 결정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도 많다.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정략적으로 이들을 다시 정규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 전 사장이 소송전으로 대립만 격화해 놓은 채 무책임하게 도로공사 사장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갑자기 직원이 늘어나면서 직원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등 풀어야할 문제도 적재해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도 지난 1일 사의를 표명하고 2일 퇴임했다. 김 사장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9대 충북도의회 의장을 지내다가 지난 2018년 1월 가스안전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비전문가에 대표적 정부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 사장은 회사 사회공헌예산 일부를 청주지역 특정 사회단체 후원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경찰 조사를 받아왔으며 자유한국당 등으로부터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10월말 총선 출마설이 나돈 김성주 국민연금이사장은 청와대에 지난달 말 사의를 표명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김 이사장은 두 달 전 만해도 총선 출마설에 대해 결정된 게 없다는 애매한 입장을 표명했지만, 결국 총선 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처음부터 적임자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가장 비정치적인 자리에 정치인이 임명됐기 때문이다.

700조원의 기금 운영을 맡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또 다시 선장 없는 신세가 돼 버렸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김 이사장이 국민연금공단을 떠나면서 국민연금 개편 과제는 모두 복지부에서 맡게 됐다.

이 외에도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7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사장 임기는 3년이지만 이 이사장은 1년 10개월 만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전북 전주을 출마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출마를 타진 중인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을 포함하면 앞으로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출신들이 공공기관장으로 임명되면서 공공기관 현안에 책임지기 보다는 정계복귀가 우선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 기관들은 모두 현안들을 안고 있지만 후임수장이 임명될 때까지는 현상 유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게 됐다.

선거철이 되면 직을 버리고 정치권으로 돌아간 역대 공기업 수장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에 공공 기관이 개인의 경력 관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현실정치와 거리를 뒀던 주요 인사들이 하나둘씩 선거판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공공기관을 자신의 정치적 징검다리로 활용했다는 비판은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