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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덩치 키워 불황 돌파한다···이스타에 통큰 베팅

제주항공, 덩치 키워 불황 돌파한다···이스타에 통큰 베팅

등록 2019.12.18 14:27

수정 2019.12.19 19:10

이세정

  기자

연내 SPA 체결···합병 아닌 공동경영단순계산으로 이스타 가치 1100억 이상 쳐줘모회사 지원 없는 이스타, 자금난·대외 리스크 나머지 LCC 4사 보유 기재 격차 10여대 불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하면서 항공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로 불황기에 접어든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 명실상부한 항공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PA 계약은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인수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 비율은 51.17%다. 제주항공은 인수대금으로 약 69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실사 등을 거쳐 최종 거래 계약시 금액은 변경될 수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감안할 때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총 지분 가치를 1160억원으로 쳐줬다는 계산이 나온다. 프리미엄 30%로 보더라도 1120억원이다. 1000억원 미만의 시장 예상치보다 비싼 값을 치룬 셈이다.

이번 인수는 합병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1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며, 기존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2대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한다. 다시 말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가 공동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

이스타항공 매각은 제주항공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제주항공은 앞서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쓴 맛을 봤다. 당시 제주항공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중복비용을 해소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항공사 간 인수합병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번 인수 역시 제주항공의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업황이 둔화되면서 19분기째 이어가던 흑자행진은 멈췄다. 이스타항공 인수는 위기를 벗어날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에어버스 기종이 주력인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같은 보잉 기재를 운용하고 있어 효율성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08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 면허를 취득하고, 이듬해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했다. LCC 1세대인 제주항공, 진에어 등보다 사업 진출이 늦은 만큼, 흑자전환까지 더 오래 걸렸다. 2011년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자본잠식률은 300%를 넘었다.

2013년 첫 흑자를 낸 뒤 공격적인 기재 도입으로 시장 내 입지를 키웠다. 하지만 외형 성장은 쉽지 않았다. 모회사의 막강한 현금 지원이 없어 쉽게 흔들렸고, 대외적 리스크에도 취약했다. 운용 효율성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은 떨어졌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을 등에 업은 에어서울이 출범하면서 경쟁력은 잃어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기준 매출 5664억원, 영업이익 53억원, 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가까스로 흑자기조를 이어갔지만, 올해는 1000억원대의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포화와 업황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이스타항공의 경영난은 가중됐다. 지난 9월에는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신청자에 한해 최대 3개월짜리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재도약 꿈을 안고 선제적으로 도입한 보잉 737 맥스 기종은 결함 논란이 불거지면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수익 없이 매달 6억원의 리스료와 유지비만 지불하고 있다. 또 일본 노선 비중이 35%에 달해 보이콧 운동 장기화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올 10월 이스타홀딩스가 국내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등과 접촉하며 매각을 추진중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양 사는 이번 인수로 점유율 확대와 시장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45대, 이스타항공은 23대를 보유하고 있다. 두 항공사 보유 기재는 68대로, 진에어(26대)와 티웨이항공(26대), 에어부산(25대), 에어서울(7대)를 합친 것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LCC 한 관계자는 “공급 과잉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내놓을지 여부에 촉각을 세웠지만, 보다 쉬운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스타홀딩스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현금도 확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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