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보험업계···내년 저비용 가치경영 사활

최종수정 2019-12-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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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硏, 가치경영 위한 토론회 개최
사장단, 단기성과 중심의 KPI 개선
삼성생명·화재 등 고강도 비용 절감
현대는 조직슬림화·롯데는 인력감축

보험업계 사장단 자율 결의 내용. 그래픽=박혜수 기자
저금리 장기화와 손해율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로 벼랑 끝에 몰린 보험업계가 내년 ‘가치경영’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보험업계 사장단은 사업비를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고 단기성과 중심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미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비용 감축과 조직 슬림화 바람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13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보험사의 가치경영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저금리, 저성장 구조 심화와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보험사의 수익성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경영자 보상체계 현황을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은 “보험사 경영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손익 관점에서 내재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경영자의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방안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임원의 보수체계를 장기성과와 직접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보험사 임원의 기본급(고정급) 지급 비율을 향후 3년간 점진적으로 낮춰 30% 이하로 설정하고 성과와 연관된 변동보수 지급 비중을 높여 변동보수 위주의 보상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말했다.

이어 “장기성과에 의해 보상되는 연동보수 비율 확대를 위해 성과보수 중 당해 지급 비율을 향후 3년간 30~40%로 낮추고 지급기간도 5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며 “최고경영자(CEO)의 경우는 기간을 더 길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원 보수체계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이윤 극대화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기업의 단기 또는 장기 정책의 효율적 설계가 가능하다”며 “임원 보수체계가 어떻게 설계됐느냐에 따라 주주 또는 채권자와의 인센티브 연계를 이끌어낼 수 있고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효과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양대 보험업계 사장단은 단기성과 중심의 KPI를 개선하기로 뜻을 모았다.

24개 생보사와 17개 손보사 사장단은 각각 간담회를 개최해 소비자 중심의 가치경영 실천 방안을 자율 결의했다.

보험업계 사장단은 ▲소비자 분쟁 예방 및 민원 신속 처리 ▲설계사 부당 영입 방지 및 불완전판매 근절 ▲단기성과 중심 KPI 개선 및 혁신 상품·서비스 개발 ▲취약계층 지원 및 포용적 금융 실천 등 4개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과도한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단기성과 중심의 KPI는 내재가치(EV)와 중장기 리스크를 반영해 개선하기로 했다.

사업비 절감을 위한 보험설계사 부당 영입 행위 방지와 수수료 분급 확대, 시상·시책 자제에도 합의했다.

사장단의 이 같은 결의는 저금리 장기화와 손해율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로 보험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나왔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보사의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384억원에 비해 9811억원(24.3%) 감소했다.

생보사들은 오는 2022년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한 가운데 지속적인 금리 하락으로 채권투자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기간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9162억원에서 2조1996억원으로 7166억원(24.6%) 줄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보험영업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금 원가 상승, 실손보험은 도덕적 해이에 따른 허위·과잉진료가 주된 원인이다.

내년에는 생명보험 수입보험료가 4년 연속 역성장하는 등 ‘제로(Zero)성장’이 예고된 상태다.

보험연구원은 2020년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을 0%로 전망했다. 생명보험은 2.2% 감소해 역성장하고 손해보험은 2.6% 늘어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수입보험료 성장 중심의 경영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단기적 외형 경쟁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 전반의 내실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내년 사업계획에서 각종 비용을 삭감하고 조직 슬림화를 위한 직제개편과 인력 감축에 나섰다.

생보업계 1위사 삼성생명은 내년 사업비, 임원 경비, 행사비 등의 비용을 30% 감축하기로 했다. 임원 경비의 경우 담당 보직과 업무 유형 등에 따라 최대 50% 삭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 1위사 삼성화재 역시 상시적인 비용 절감 정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하반기 삼성그룹 계열사 경영평가등급이 B등급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배태영 전무는 지난달 ‘2019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강도 높은 비용 절감과 효율적 사업비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양적 성장 보다는 보장보험료 중심의 KPI를 관리해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 2위사 현대해상은 본사 후선부서를 부에서 파트로 전환하고 보험종목별 손익 관리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영업, 보상 등 현장부서를 제외한 후선부서는 파트제 전환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했다.

중소형 손보사인 롯데손해보험은 전화를 이용한 텔레마케팅(TM) 자동차보험 영업을 축소하기로 하고 상담직 직원 33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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