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주에도 ‘안정세’ 자평한 文···불거지는 오판 책임론

최종수정 2019-12-0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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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文 “집값 하락 및 안정세” 자평···국민들 ‘황당’
“잘못된 정보 검토 없이 보고한 참모들 문제”···책임론 나와
감정원 발표 통계서도 서울 집값 상승률은 계속 커져와
“靑 자체적 부동산 지표 볼 사람 없다···관료 개혁 어려워”


“국토교통부나 한국감정원 자료를 청와대 국토비서관이 취합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경제수석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형식이다.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보고한 참모들도 책임이 있다. (대통령이) 부동산 내용 자체를 현실과 전혀 다른 인식을 하는 건 (보고자가)통계를 입맛에 맞게 편집한다고 볼 수 있다.” (국토부 관료 출신 현 야당 국회의원)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는 청와대 내부에서 할 것이다. 통계자료는 한국감정원이나 국토교통부가 만든다. 이런건 다 공개 되는 건데….”(국토부 고위관계자)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를 표방하며 전면에 나섰다. 당시 국민들은 “전국 집값이 하락하고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 인식에 크게 놀랐다. 이에 문 대통령에게 부동산 현황을 보고하는 실무 인사들의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5일 청와대와 국회, 정부부처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국토교통부·한국감정원의 통계 조사→국토교통비서관이 자료 받아 보고서 작성→경제 수석’의 루트로 부동산 현황 보고를 받는다.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은 국토부와 논의를 거치고, 기재부 측 비서관과도 협의를 한다. 경제수석은 취합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다.

청와대 조직도상 경제 수석이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다시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전달하는 루트도 가능할 것으로 추론된다.
국토부 관료 출신인 현 야당 국회의원은 “국토부에서 나오는 자료를 토대로 국토교통비서관이 보고서를 경제 수석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보고가 이뤄진다”며 “잘못된 정보를 검토 없이 보고한 참모들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는 기획재정부의 입김도 보태진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국토교통비서관이 국가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기재부와 관련된 비서관과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작성하고 보고하는 자료의 바탕이 되는 국토부와 한국감정원 통계 조사가 실제치에 못미친다는 일각의 지적을 차치하더라도, 국가 지표 역시 부동산 값 상승세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집값 매매가 상승폭(0.10%)은 확대됐다. 전세가도 상승폭을 유지하며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서울 집값은 상승폭은 전월(0.44%)에 비해 더 커진 0.50%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9·13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10월(0.51%) 이후 월간 단위 최대 상승폭이다.

수도권인 경기와 인천 집값도 전월 대비 각각 0.28%, 0.22% 올랐다. 올해 최고 상승률이다. 상승세는 지난 3월 9·13대책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뒤 줄곧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서울 집값 상승률은 가파른 편이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8월 발표한 해외주택시장 통계를 보면 지난 1분기 기준 2년새 서울은 9.2% 집값이 올랐다. 동 기간 세계적인 대도시 뉴욕(7.4%), 파리(1.4%), 도쿄(1.5%) 집값 상승률보다 높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연합은 문재인 정권 30개월 중 26개월간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했으며, 전월 대비 가격 하락 기간은 4개월에 그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2년 반 동안 아파트 기준으로 4억원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1.3%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서울 집값은 이에 12배가 더 뛴 셈이다.

국토부 출신 야당 의원은 “현정부 참모들이 정권의 희망목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라며 “비서관들이나 행정관들이 통계치를 적어도 한달에 한 번은 체크를 할 텐데, 윗선의 입맛에 맞게 자료를 편집한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 수석, 국토비서관 등이 숫자 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주된 인물들이 정부부처 관료 출신인 데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재 부동산 현황을 파악하는 실무진들은 경제 부처 관료를 역임했거나 파견된 인사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현 국토교통비서관인 윤성원 비서관은 국토교통부에서 파견을 나왔고, 이호승 경제수석 역시 기획재정부 내 여러 부처 국장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김성달 경실련 건설부동산 국장은 “청와대 내 자체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볼 수 있는 전문가가 없고 국토부에서 파견 나온 관료가 정책을 보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료들은 그들의 체제 안에서 수십년간 그대로 정책이나 통계를 그대로 유지해왔기 때문에 바깥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도 개혁을 스스로 할 수 없는 구조”라며 “개혁 의지가 있는 사람이 청와대나 장관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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