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2’ 박현주·김남구, 핀테크 시장 진검승부

최종수정 2019-11-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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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카카오 인터넷은행 맞손
미래에셋, 네이버파이낸셜로 맞불
한솥밥 먹던 두사람 최대 라이벌로

국내 증권업계 ‘빅2’를 이끄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핀테크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한투지주가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뱅크로 앞서 나간 가운데 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검색 포털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파이낸셜에 통 큰 베팅을 단행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의 테크핀(기술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가 물적분할해 지난 1일 신설된 법인이다. 기존 네이버페이가 제공하던 간편결제·송금 사업 등에 대출·보험·주식 등 금융 서비스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7월 네이버파이낸셜에 5000억원 이상 투자를 공언한 바 있다. 이후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를 기존보다 높게 평가해 투자 규모를 3000억원 가까이 크게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투자를 통해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30%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고려한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최대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인연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라인의 미국 뉴욕증시 및 일본 도쿄증시 상장을 준비하던 네이버는 라인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인수 관련 자문을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함께 조성하며 본격적인 협업 행보에 나섰다.

2017년에는 총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 방식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를 확보하며 양 사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올해 네이버파이낸셜 투자 협업으로 양 사의 관계가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뱅 설립 3년만에 최대주주 자리 양보한 한투지주=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행보는 각각의 라이벌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카카오의 협업을 떠오르게 한다. 앞서 한투지주는 지난 2016년 1월 카카오뱅크 설립에 참여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진출했다. 설립 당시 한투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보유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투지주 밑에서 카카오뱅크는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의 격차를 벌리며 승승장구했다. 카카오톡 기반의 간편 송금·결제와 중금리대출, 26주 적금, 세이프박스 등의 신개념 금융상품을 내세운 카카오뱅크의 누적 가입자 수는 1088만명을 넘어섰다.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 역시 설립초기 3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 6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 11월 한투지주는 지분 정리를 통해 카카오에 최대주주 자리를 양보했다. 한투지주는 지난 22일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50% 중 16%를 카카오에 양도하고, 잔여지분 34% 중 29%를 손자회사인 한투밸류운용에 넘겼다. 이로써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투지주는 지분 34%-1주(33.99%)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한투지주는 지분 양도 이후 “한국금융지주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대 주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금융·ICT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등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문에서 한 식구로, 다시 경쟁관계로=업계 안팎에서는 박 회장과 김 부회장의 라이벌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한 만큼 향후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협공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투지주 역시 카카오의 우군으로 남아 양사의 시너지를 견고히 할 전망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인 박 회장과 김 부회장은 과거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동원증권에서도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김 부회장의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밑에서 박 회장은 최연소 지점장에 오르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후 박 회장이 미래에셋으로 독립하면서 둘 사이는 경쟁관계로 변했다. 1997년 박 회장은 미래에셋을 창업했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왔다. 김 부회장 역시 2000년대 초반 금융계열사를 독립해 동원그룹에서 떨어져나왔고 2005년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설립했다.

지난 2015년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두 사람은 정면으로 맞붙었다. 당시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12월 진행된 본입찰 결과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해 인수에 성공했다. 이듬해 미래에셋대우로 통합한 이후 올해 현재 자기자본 9조원대의 국내 1위 증권사로 도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은 자수성가한 케이스지만 김남구 부회장은 오너 2세로 출신부터 다르다”며 “경영스타일 역시 박 회장은 활발한 M&A, 해외 사업 확장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김 부회장은 본업인 증권·금융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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