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VS 박삼구 구주 힘싸움···소송전? 시간은 HDC편?

최종수정 2019-12-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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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협상 과정서 금호측 미온적 태도
HDC측 “적극 임하라” 내용증명 발송
업계 “구주가격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
금호 내년엔 주도권 뺏겨···정몽규 윈?


아시아나항공 구주(31.05%) 가격을 놓고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간 치열한 힘 싸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삼구 전 회장이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게 수천억원대 추가 자금 수혈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적어낸 금호산업 구주 가격(3200억원)에 불만을 품은 그가 정 회장측과의 협상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반대로 산은에 손을 벌렸다는 관측이다.

이에 정 회장의 태도도 완강하다. 그는 박 전 회장이 금호측이 구주 가격인상에만 집중하면서 주식매매계약(SPA)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증명은 계약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법적 인증을 받고 문서 형태로 전달하는 것으로 HDC측이 민사 소송 등 법적 분쟁을 염두해 둔 최후통첩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이유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는 지난 26일 주식매매계약 관련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금호산업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는 계약일자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협상을 이른 시일 내 끝내자고 제안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지가 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내용증명은 통상 계약 이행 등을 놓고 계약 당사자 간 이견이 심해질 경우, 한 당사자가 자신의 입장을 법적으로 명확히 하는 행위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얼마든지 민사소송 등을 취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행위이기도 하다.

HDC측이 언제든지 이들과 소송전을 펼칠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쪽으로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구주 가격 책정 과정에서 불거진 HDC와 금호산업의 갈등이 내용증명으로 표출됐다고 보고 있다. 금호산업측이 자신들이 보유한 구주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

HDC는 구주 가격을 3000억원 남짓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1주당 4500원 이하로 인수가를 책정했다는 의미다. 이날 기준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546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은 커녕 구주 디스카운트를 적용한 것이다.

최소 4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기대했던 박 전 회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액수인 반면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돌발 채무 등을 고려해야하는 정 회장은 그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간은 박 전 회장이 아닌 정 회장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산은 등 채권단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실패하면 지난 4월 인수한 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가져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가 지나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구주가 3000억원 이하의 헐값에 팔려도 도리가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산은측도 결국엔 정몽규 회장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크다. 구주 가격을 높여주는 등 일부 협상의 여지를 HDC와 금호산업 모두에게 주겠지만, 산은 등 채권단도 종국에는 신주 가격을 높여야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자금을 대부분 회수할 수 있는 등 손해를 피할 수 있다.

실제 HDC측이 써낸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이 2조5000억원 가량인데 구주 가격이 3000억원을 넘어서면 그만큼 아시아나항공 자본 확충에 쓰일 수 있는 신주(2조3000억) 파이가 줄어들면 HDC나 채권단 모두 불리해져서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10월 잠재 인수자가 사들일 아시아나항공 신주 가격을 최소 8000억 원으로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매각의 당사자인 금호산업은 막판까지 형식적으로 이번 딜을 깰 위치에 있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구주 가격을 높여 달라고 요청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박삼구 전 회장이 보유한 지주회사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이 차입금을 상환할 자금이 부족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고도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빚을 모두 청산하지 못한다면 그룹 재건은 요원하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과 박 전 회장, 이동걸 회장간 역학구도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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