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남은 건 본협상···‘경영권 프리미엄’ 가치 얼마나 될까?

최종수정 2019-11-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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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협 HDC현산, 프리미엄 사실상 인정 안해
업력 31년, 국내 2등 항공사···저평가 지적도
베네치아·몽골·샌프란 등 단독·알짜노선 보유
에어부산, 영남권 입지 압도적···재무구조 탄탄

뉴스웨이DB.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급진전되면서 연내 딜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현산 컨소)과 구주가격 등 세부 조건을 놓고 한치의 양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하는 보통주(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HDC현산 컨소는 이달 7일 마감한 본입찰에서 약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인수대금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본입찰 마감 후 우협 선정까지는 일주일 이상 소요된다. 당초 금호산업이 설정한 우선협상자 심사 기한도 일주일이다. 하지만 금호산업은 단 4일 만에 HDC현산 컨소를 우협으로 낙점했다. 제주항공-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 등 경쟁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보다 최대 1조원 가량 비싼 가격을 제시한 만큼, 다른 조건을 검토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HDC현산 컨소가 써낸 구주 인수대금은 최소 3000억원대, 최대 4000억 원대로 보고 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전날 우협 선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조원 이상 증자를 하면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300% 미만으로 내려갈 것이고 이 경우 국내에선 상당히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역으로 유추해서 나온 추정 금액이다.

총 인수대금 2조4000억원 중 신주 발행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정 회장의 말을 풀이하면 구주가격은 대략 저3000억 내외로 추정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의 시급성을 강조한 만큼, 구주값이 시장 예상보다 더욱 낮게 책정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는지 여부도 불명확 하다. 프리미엄은 평균 20~30%가 가산된다. 본입찰 마감 전날인 이달 6일 아시아나항공 주가(종가 5600원)를 감안하면, HDC현산 컨소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기준 금호산업 보유 구주가는 약 3850억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배경을 따져봐도 항공업 경쟁력이 약해서가 아닌,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자금난 때문이다.

업력 31년의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1일 기준 여객부문은 국내선 10개 도시 11개 노선, 국제선 21개국 63개 도시 74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선 화물의 경우 11개국 29개 도시 28개 노선이다. 국적사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최대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도 가입돼 있다.

대한항공과 비교해 노선 경쟁력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일본 미야자키 ▲인천~일본 센다이 ▲인천~카자흐스탄 알마티 ▲인천~중국 옌타이 ▲부산~중국 광저우 ▲부산~중국 선양 ▲인천~중국 구이린 ▲인천~중국 충칭 ▲인천~중국 청두 ▲인천~중국 창춘 ▲인천~중국 하얼빈 ▲인천~중국 옌청 ▲인천~이탈리아 베네치아 ▲인천~미국령 사이판 등 단독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중국과 일본 노선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취항하고 있어 단거리 노선에서의 경쟁우위는 크지 않다. 하지만 알짜로 꼽히는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등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미국 뉴욕과 호주 멜버른, 포르투칼 리스본, 이집트 카이로 등 LCC가 취항할 수 없는 장거리 노선에도 부정기편을 투입하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포화상태인 인천공항에서 대규모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횟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 중 에어서울은 매력도가 떨어진다. 2015년 설립한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노선 중 적자 노선을 이관받아 운영을 시작했다. LCC 특성에 맞게 작은 기재를 자주 띄우며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 나갔고, 상반기만 해도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됐다. 하지만 일본 경제보복 여파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없다면, 최악의 경우 면허취소를 당할 수 있다.

반면 에어부산은 금호산업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준다. 2008년 창립한 에어부산은 영남권에서 막강한 입지를 구축했다. 김해공항 슬롯을 비롯해 시장 점유율, 인지도 등에서 타 LCC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인천발 노선에도 새롭게 진출하며 외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무구조는 비교적 탄탄하다. 지난해 12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항공기 운용리스 외에는 차입금이 없어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설이 불거질 때마다 인기순위 1등 매물로 지목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HDC현산 컨소가 연내 딜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구주가격, 경영권 프리미엄 등과 관련한 절충안을 되도록 빨리 도출해야 한다”며 “금호산업 측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앞세워 되도록 비싼 가격에 구주를 매각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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