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특명? SK CEO 인사 사회적 가치 반영한다

최종수정 2019-11-0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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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열사 경영성과에 측정치 반영
2정관에 ‘이윤 추구’ 대신 ‘사회적 가치’
실적+사회적 가치 창출 평가 기준될듯
인사는 소폭으로 CEO 대부분 연임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 측정 모델을 완성한 후 올해부터는 계열사 연말 인사에 관련 평가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성과에 사회적 가치 창출 지표를 더욱 구체적으로 도입, 인사평가에 적극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향후 최고경영자(CEO)의 사회적 가치 이행이 인사평가에 중요 지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 달 초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소송전이 한창이고 SK텔레콤도 실적 상승과 5G 시대 업무 연결성을 고려해 김준 사장과 박정호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 역시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석희 사장의 퇴진 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투자형 지주회사를 지향하는 SK 역시 장동현 사장의 연임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전반적으로 사장단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수는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평가다. 특히 올해는 경영성과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반영하는 첫 해로 중요성이 높다.

앞서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지시에 따라 2017년 각 계열사 정관을 고쳐 기업 목적에서 ‘이윤 창출’을 삭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넣었다.

여기에 최 회장이 최근 “측정되지 않는 것은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관련 측정법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SK그룹 각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CEO들이 사회적 가치를 실적과 함께 고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SK그룹은 지난 8월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와 설립을 주도해 탄생한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을 통해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2022년까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관련 회계 표준을 만들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각국 기업에 사용하도록 권장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150억 원을 출연해 만든 비영리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이 출범해 공기업 28곳과 함께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되는 사회적가치 항목의 지표와 기준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7월 발행한 SK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SK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 활동 토대를 마련하고자 지난 3년간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을 개발해 왔다”면서 “측정 기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2017년부터 학계 전문가, 사회적 기업, 정책 기관 등과 협력 체계를 갖추어 연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SK그룹은 처음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SK그룹 16개 관계사 CEO로 구성된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소셜밸류 위원회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이동한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어깨가 계열사 CEO 못지않게 무거워졌다는 재계의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열린 베이징포럼에서도 “SK가 지난해 280억 달러(약 32조6800억원)의 세전 이익을 얻는 동안 150억 달러(17조 5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며 “이는 1달러를 버는 동안 53센트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셈인데 아직 측정 과정이 완벽하지 않고 달러 당 53센트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충분하지 않지만 쉼 없이 개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회적 가치 측정은 현재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CEO 인사 평가에 반영하는데는 무리가 없다는 것이 SK그룹 내부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계속해서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가 본격적으로 측정될 수 있다는 인식이 더해지고 있다”면서 “비단 올해 연말 임원인사 뿐만 아니라 앞으로 SK그룹의 CEO들은 여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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