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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비덴트, 빗썸 인수 의문점 세 가지

IT 블록체인

비덴트, 빗썸 인수 의문점 세 가지

등록 2019.11.04 11:56

수정 2019.11.04 14:58

장가람

  기자

비덴트, 빗썸 지주사 지분 33% 확보 예고김병건 회장 소유 지분 질권회수 후 경매비티원·버킷스튜디오·아이오케이서 자금 조달지분 관계 얽히며 새로운 순환출자 생성

비덴트, 빗썸 인수 의문점 세 가지 기사의 사진

국내 최대 가상(암호)화폐 거래소 인수전에 국내 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김병건 BK 그룹 회장이 9월 30일까지 잔금납입을 지키지 못하자, 과거 빗썸 대표를 지낸 김재욱 씨가 대표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가 새로운 인수 후보자로 등장한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덴트의 빗썸 인수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는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경영 참여 목적으로 빗썸 지주사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2324주를 총 1150억3800만원에 양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총자산의 40.81%에 달한다.

비덴트는 계약금 500억원은 전일 지급을 마쳤으며, 나머지 잔금 650억3800만원은 오는 22일 지급한다. 양수가 완료되면 비덴트는 총 3274주(32.74%)를 확보해 비티씨홀딩스컴퍼니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해당 물량은 지난 2018년 빗썸 인수를 공식화했던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의 몫이다. 앞서 김 회장은 빗썸 지분 70% 확보를 위해 일부 대금을 지불하고 그에 해당하는 주식을 받았다.

비덴트는 공시를 통해 “김 회장이 9월 30일까지 자금 사정상 잔금을 납입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 이후 비티씨홀딩스컴퍼니 주주들이 지급한 실물 주권에 대해 실권 실행 후 잔금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덴트 주식을 포함해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총 거래 주식 수는 3544주이며, 1차 질권실행에 따른 처분 주식 수는 2324주이다.

2324주 양수를 위해 비덴트는 비티원과 버킷스튜디오, 아이오케이 등 총 3개의 상장사의 도움을 받는다. 비덴트의 김재욱 대표가 대표이사로 있는 비티원이 비덴트 주식 611만8000주를 550억82만원에 취득하면, 비티원은 자금 조달을 위해 다시 김재욱 대표가 이끄는 버킷스튜디오에 145억5000만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여기에 아이오케이가 전환사채 취득으로 비덴트에 힘을 보탠다.

인수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빗썸은 지배구조에 ‘비덴트→버킷스튜디오→비티원→비덴트’ 구조의 상장사 간 순환출자가 발생하게 된다. 김재욱 대표는 빗썸 코리아(구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 8.44%를 보유한 옴니텔의 사외이사기도 해, 인수가 완료 땐 적은 자금으로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권장하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과 반대되는 행보다. 비덴트 및 버킷스튜디오, 비티원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신규 순환출자 금지엔 해당되지 않으나, 복잡한 순환출자를 이용해 적은 자금으로 인수를 꾀한다는 말을 피하긴 어렵다.

나아가 빗썸 자금으로 빗썸을 사들인다는 의혹을 살 수 있다. 실제 비덴트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17년~2018년도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이는 지분법손익에 따라 비덴트가 보유한 빗썸코리아 지분 10.55%의 관련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회계상 타기업에 지분투자로 영향을 발휘하게 되면, 투자한 기업은 투자받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본인의 손익에 반영할 수 있다. 실제 비덴트는 2017년 주 사업인 방송용 디스플레이 제조 및 판매에서는 6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빗썸 효과로 6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빗썸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빗썸을 사들인다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김병건 회장의 침묵도 주목할 점이다. 김병건 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BTHMB홀딩컴퍼니를 통해 비티씨홀딩컴퍼니 인수 계획을 밝혔다. 김 회장은 총 4억달러의 계약금 중 1억달러를 이미 납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1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투자한 김 회장이 아무런 조치 없이, 지분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 역시 지난해 말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인수 완수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바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딜이 진행될 때 대부분 계약 불발 가능성에 대비해 2차, 3차 안전책을 마련한다”며 “질권 회수와 같은 초강수에도 김 회장이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계약금 잔금 납입이 지나, 법적 조치하겠다는 비덴트의 공시를 두고 다수의 언론에서는 김병건 회장과 빗썸 대주주간의 치열한 법적공방을 예상했다. 만약 김 회장이 반격에 나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비덴트 역시 빗썸 인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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