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DLF 20%, ‘불완전판매’ 의심···우리·KEB하나은행 추가 검사”

최종수정 2019-10-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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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합동검사서 문제점 다수 포착
금융사는 손실 피하고 수수료 수취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는 소홀
본점서 ‘위험성 정보’도 제공 안해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규모 손실을 불러온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의 진상규명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이 상품 유통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다수 포착했다. 금융회사가 리스크 관리나 내부통제에 소홀했던 것은 물론 상품 설명과정에서도 소비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는 등의 법규 위반 행위도 있었다는 게 일차적인 진단이다.

현재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DLF 잔존계좌의 판매서류를 전수 점검한 결과 그 중 20%를 불완전판매 의심사례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해 사실 관계를 확정하기로 했다.
1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8월말부터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합동검사에 돌입해 해당 상품의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점검 중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8월7일 기준 잔액이 남아있는 독일과 영국, 미국 금리 연계 DLF 상품은 210개(펀드수)로 3243명의 투자자(법인 222곳)에게 795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그 중 25일 현재 잔액은 6723억원이며 5784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했고 예상손실액은 3513억원(예상손실률 52.3%)에 이른다. 이미 669억원에 대해선 중도환매와 만기도래로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투자자별로는 1억원대를 투자한 개인투자자(65.8%)가 가장 많고 3억원 미만 투자자가 대부분(83.3%)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은 48.4%(1462명, 3464억원)이며 법규상 고령자인 70대 이상 비중도 21.3%(643명, 1747억원)에 육박했다. 유사한 투자상품(ELF·DLF·ELT 등)에 대한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 역시 21.8%(830건, 1431억원)였다.
금감원의 진단 결과 DLF는 외국계 IB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은행 등이 개입하는 복잡한 유통과정에서부터 그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설계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이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진 게 원인 중 하나라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논란이 된 상품은 외국계 IB의 소개를 받은 국내 증권사가 은행에 판매를 제안하는 절차를 거쳐 유통됐다. 만기, 손실발생 금리수준(베리어), 손실배수, 약정 수익률 등을 정해 증권사가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하면 자산운용사가 이를 펀드(DLF)에 담고 은행이 이를 가져다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은행은 DLS 추가 발행 시 일정 수준(4% 이상)의 약정수익률로 발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증권사는 이를 수용하면서 결국 자산운용사는 사실상 동일한 펀드를 운용하는 구조가 반복됐다.

금융회사엔 별다른 피해도 없었다. 오히려 DLS 발행과 상환, 판매 등에 따른 수수료를 챙기고 리스크도 제3자에게 이전하면서 손실을 피했다. 실제 독일국채 DLF 관련 금융회사의 수수료 합계는 4.93%이며 투자자에게 제시되는 약정수익률은 2.02%였다. 이 가운데 외국계 IB는 DLS 헤지 대가로 평균 3.43% 수준의 헤지수수료를, 은행은 평균 1.00%의 판매수수료(선취)를 각각 수취했다.

하지만 고위험상품에 대한 판매를 독려하는 등 은행의 내부통제는 다소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검사대상 은행의 경우 영업점 성과지표에서 ‘비이자수익’ 배점을 여타 시중은행 대비 높게 설정한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게 부여했다. 은행 경영계획에서도 매년 수수료 수익 증대 목표 또는 DLF 판매 목표를 상향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 은행이 고위험상품을 팔면서 상품(선정)위원회의 심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정황도 포착됐다. 금리연계 DLF 상품 중 위원회 심의를 거친 건은 1% 미만에 불과하고 일부 심의 건은 참석위원 의견을 임의 기재해 승인하는 사례도 있었다.

아울러 각 은행은 자체 분석 없이 손실위험을 0%로 오인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의 ‘백테스트 결과’를 그대로 수용했고 채권금리 하락으로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도 신규판매를 지속해 손실을 키웠다.

이와 관련해서는 은행 본점 차원에서 판매 직원에게 손실가능성과 금리변동성 등 상품의 위험성 관련 중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지 않은 사례가 발견됐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합동검사를 통해 확인한 위규 사항 등에 대해선 법리검토 등을 통해 추후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파악된 소비자보호 취약요인, 제도적 미비점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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