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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눈 돌리는 국내 디벨로퍼들

해외로 눈 돌리는 국내 디벨로퍼들

등록 2019.09.30 16:04

수정 2019.09.30 16:27

김성배

  기자

국내 부동산 경기 꺾이고 상한제 등 규제그간 디벨로퍼로 실력 쌓아 해외시장 도전문주현 회장 미국 LA 도시재생용지 사들여김한모·안재홍 호시탐탐···김종훈 선진시장行

해외로 눈 돌리는 국내 디벨로퍼들 기사의 사진

1·2세대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부동산 개발)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디벨로퍼는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사와 달리 땅 매입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를 뜻한다. 흔히 시행사라고 불린다.

2014년 이후 국내 부동산 경기가 활황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제재 등으로 규제가 많아 해외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것. 더욱이 그간 디벨로퍼로서 실력이 점차 쌓이고 선진화하면서 해외에서도 해볼만 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M&A(인수합병)을 통해 국내외 부동산이나 자산관리 업체를 인수하기도하고 미국 등 선진국 부동산을 직접 매입해 개발하는 방식을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 1세대 디벨로퍼로 명실상부한 업계 1위인 엠디엠(MDM)그룹을 이끄는 문주현 회장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그는 미국 LA 현지 자회사를 설립해 LA유니언스테이션(기차역), 다저스타디움(야구장) 등과 5㎞ 떨어진 도심재생구역의 기존 창고용지(8645㎡)를 사들였다.

이 땅은 LA강과 그 지류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창고·노후 주거 밀집지다. 최근 젊은이와 벤처기업이 속속 몰려드는 곳으로, 매입 용지 바로 길 건너편에는 대형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문 회장은 직접 땅을 매입하고 금융을 조달해 건물을 지어 직접 개발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개인이나 기업이 필요한 저장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공유형 창고인 셀프 스토리지와 함께 지상 5층 규모 160가구로 들어서는 원룸이나 투룸 임대아파트도 건설된다. 이는 기존 빌딩을 매입하거나 부동산 펀드로 간접 투자하는 형태와 전혀 다른 것이다.

문 회장은 지난 2017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거캐피탈(Gaw Capital)과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해외부동산개발과 투자 등 글로벌 비즈니스도 추진하고 있다.

2세대 디벨로퍼들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 분양대행이나 시행으로 큰 돈을 번 이들은 점차 좁아지고 경쟁이 심한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노력을 배가하고 있는 것.

이달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칸서스 자산운용을 인수한 HMG그룹 김한모 대표도 해외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시행사 등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은 김 회장은 2012년 분양대행사 프런티어마루를 창업해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을 휩쓰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2015년 HMG를 설립해 개발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현대산업개발 군산 아이파크 사업의 공동 시행사로 참여한 뒤 제주도 라온 프라이빗에듀, 경기도 광주의 신현 라온 프라이빗 사업을 단독으로 맡으면서 성공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HMG그룹의 전체 매출은 5876억원, 순이익은 827억원에 달했다.

그는 최근 인수한 칸서스자산운용을 종합 부동산그룹으로의 도약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 첨병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부에서 “해외 부동산에서 두각을 보였던 칸서스자산운용 인수를 기점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칸서스운용과 부동산 개발사업에 특화된 HMG의 결합은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시장 공부를 겸하기 위해 칸서스운용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외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조만간 미국 LA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M&A도 여지도 숨기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캐피털사 등 금융회사 추가 인수도 검토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 디벨로퍼로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는 안재홍 안강개발 대표도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안 대표는 분양대행으로 부동산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부동산개발을 했고, 시행 후에는 시공과 부동산관리로 영역을 확장했다. 안강건설이라는 시공사를 보유하면서 시행업 겸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등 확장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국내 디벨로퍼들의 실력이 이제는 선진국 수준에서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 해외에서도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해외 개발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초이자 글로벌 건설사업관리(PM·CM)업체인 한미글로벌을 이끄는 김종훈 회장도 본업 이외에도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199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건설사업관리(PM·CM)업체다. 국내 최고 업체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정상급이다. 올해 미국의 건설전문지 ENR이 발표한 세계 CM·PM 업체 순위에서 9위를 차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위 내에 진입했다. 한미글로벌은 자회사 랜드마크디밸럽먼트를 통해 서울에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호텔, 아파트, 산업용지 등 국내에서 다수의 부동산개발사업을 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해외 노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사우디 최대의 국영기업으로 부동산개발업체인 아카리아(Akaria)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중동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자회사인 오택을 통해 2017년 1월과 7월에 미국의 CM회사 데이씨피엠(DAYCPM), 엔지니어링기업 로리스(Loris & Associates)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최근 선진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달 인수한 영국의 건설, 부동산 컨설팅 전문기업 k2그룹(k2 Consultancy Group)을 통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k2그룹이 영향력을 가진 중동시장에서의 사업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

k2그룹은 PM·CM(건설사업관리), Project planning(프로젝트 계획), QS(사업비관리), DM(development management, 부동산개발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회장은 k2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M&A를 통해 해외시장 확대를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로 내공을 키워온 국내 디벨로퍼들이 해외 선진국 디벨로퍼들과 비교해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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