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쉰들러 15년 ‘악연’ 언제까지?

최종수정 2019-09-2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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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관계 파트너로 시작 소송으로
쉰들러 2대주주 등극이 ‘악연의 불씨’
쉰들러, 7500억원대 주주대표 2심서 일부 승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쉰들러와의 악연은 15년 지나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26일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남양우)는 쉰들러가 현 회장 등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 4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 회장은 1700억원을 지급하라”며 “한상호 전 엘리베이터 대표는 현 회장과 공동해 1700억원 중 19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쉰들러가 소송을 제기한 지 5년8개월, 항소한 지는 정확히 3년 만에 나온 것이다. 이 재판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계약을 맺은 것을 쉰들러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법정다툼으로 번졌다.

쉰들러측은 파생상품 계약 체결 후 현대상선의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가 거액의 손실을 보게 됐다는 주장이다. 또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면서도 현 회장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파생계약을 맺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도 했다.

법원은 2016년 8월 파생상품계약이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의견을 받아들여 소송을 기각하면서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현대그룹과 쉰들러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3년 현대그룹은 KCC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게 된다. 당시 2003년 11월 현정은 회장의 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늘리며 그룹 경영권을 위협한 것.

현정은 회장의 입장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복안이 필요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빼앗기면 그룹 지배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했고 이 때 전략적 파트너로 쉰들러가 등장하게 됐다. 이미 1990년대 말 양사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논의했다.

현 회장은 2004년 2월 알프레드 쉰들러 쉰들러 회장과 합의, 현대엘리베이터와 쉰들러간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20%를 매입하고, 승강기 사업부문을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쉰들러와 관계에 변수가 발생했다.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 지분 공시 룰’을 위반해 관련 지분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공정거래법상 국내 독점규제·공정거래법상 두 회사의 계약은 체결될 수 없었다. 쉰들러의 지분 매입이 어려워지자 이 LOI는 파기됐다. 2006년 3월 쉰들러는 KCC로부터 25.5%의 지분을 사들인 직후 현 회장에게 매입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포기하지 않고 2006년 3월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매입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분을 늘린 쉰들러의 2대주주 등극은 악연의 불씨가 됐다.

이렇다 할 문제가 없던 양사는 2011년 11월 현대엘리베이터가 체결한 파생금융계약을 승인하는 이사회 의사록과 파생상품 계약서 등 회계장부를 공개하라는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기점으로 쉰들러의 공격이 시작됐고 2013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의 160만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과 신주발행유지 청구소송으로 이어졌다. 또 2014년 쉰들러는 현정은 회장, 한상호 대표 등 현대그룹 경영진 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시 현정은 회장의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쉰들러 측의 지분 강화는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 사업 인수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여질 뿐만 아니라 경영권 장악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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