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 폐지’ 압박에 고심하는 홍남기 부총리

최종수정 2019-09-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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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 ‘증권거래세 폐지 후, 과세’ 토론회 주최
기재부 “거래세 폐지 검토 안해···세수 위축 부작용”
홍남기 “연구용역 거쳐 내년 중에 정부 대책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방문,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본시장 과세 체계 개편을 놓고, 정계와 과세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기재부는 거래세 폐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은 23일 ‘증권거래세 폐지 이후 자본시장 과세 체계’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두 사람은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증권거래세 폐지 이후 이원적 소득 세제 및 양도소득세 개편안 마련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증권거래세 폐지가 과세체계 개편의 첫 단계’라는 의견이 나왔다.
최운열 의원은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하고 양도세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현재 상품별로 하다보니 투자손실을 봤는데도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 발생하는 등 불합리한 문제가 많고, 현행 과세체계가 부동산 쪽이 훨씬 유리하다 보니 시중의 유동 자금이 자본시장이 아니라 부동산에 흘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세 폐지가 장기·종합적으로 봤을 때 훨씬 큰 세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세수당국도 소극적으로만 생각 말고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의원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금융상품 간 투자 손익을 통산해 최종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재부는 증권거래세 폐지 문제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영규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은 “주식 양도세 관련해서 거래세 폐지하는 것은 세수 위축 부작용 상당히 우려돼 현재 폐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증권거래세 폐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논의를 벌이는 것은 시기적으로 앞서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에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서 증권거래가 활성화됐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를 증권거래세 인하 효과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본의 증권거래세 폐지 당시 IT버블이 있었던 시기로, 전세계적으로 거래가 활성화된 시기였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또한 증권거래세 폐지론에는 일단 보수적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8일 경제활력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증권양도차익 과세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중에 정부의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 모두 공통으로 내놓은 법안이라는 점에서 정계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운열 의원은 “연내에는 정부가 ‘증권거래세 폐지 로드맵’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여야 압박에 못 이겨 정책 기조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재부는 여권 내의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 6월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증권거래세를 0.05%포인트(0.3%→0.25%) 인하한 바 있다.

토론회 이후 기재부는 입장 자료를 내고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간 역할 조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 및 관계기관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증권거래세 조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참여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증권거래세제 개편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과장은 “세제문제에 대해 정부 내 부처 간 이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기재부와 금융위와 갈등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손 과장은 “증권거래세 폐지안에 대해선 최운열 위원 등이 발의했고 정부 내에서도 기재부, 국세청, 금융위내에서 금융세제를 개편해야 된다는 부분을 공감하고 있다”며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간의 역할을 조정하는 큰 방향을 만들겠다는 수준에서 합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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