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2연타’ 車보험 손실 80억···손보업계, 안도 속 한숨

최종수정 2019-09-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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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달 태풍 2개가 잇따라 우리나라를 지나가면서 발생한 차량 피해로 손해보험업계가 최소 80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태풍이 많은 비를 뿌리지 않거나 서울 등 수도권을 피해가면서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작았지만 올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손보사들에겐 부담이다. 손해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올해는 이미 두 차례나 보험료를 올려 내년 초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11개 손보사에 접수된 제17호 태풍 ‘타파’ 관련 차량 피해 추정 손해액은 낙하 7억7000만원(422건), 침수 1억9700만원(11건) 등 총 10억300만원(457건)이었다.
앞서 북상한 제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한 차량 피해 추정 손해액을 더하면 이달 발생한 2개의 태풍으로 인한 차량 피해액은 80억원 수준이다. 지난 6일부터 9일 오전 8시까지 접수된 링링 관련 차량 피해 추정 손해액은 낙하 66억9600만원(4053건), 침수 2억5200만원(17건) 등 총 69억4800만원(4070건)이었다.

이는 당초 손보사들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작은 피해 규모다. 다만, 아직 피해 접수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한 달 동안 2개의 태풍이 잇따라 북상했음에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태풍의 성격과 경로 때문이다.

링링의 경우 최대 순간 풍속이 우리나라를 거쳐 간 역대 태풍 중 5위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바람을 몰고 왔지만 많은 비를 뿌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손해액이 적은 낙하에 피해가 집중됐다.

역시 강풍을 동반한 타파는 상대적으로 많은 비를 몰고 왔지만 피해가 대부분 남부지방에 국한됐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링링 북상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강풍이 불면서 낙하 피해가 많았지만 타파 북상으로 인한 폭우는 남부지방 등 일부지역에만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타파는 가장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사실상 피해가 링링에 비해 피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손보업계는 안도하면서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금 원가 상승 요인과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상위 6개 손보사의 올해 1~8월 누적 평균 손해율은 88.4%로 전년 동기 82.6%에 비해 5.8%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회사별로는 한화손보의 손해율이 84.3%에서 92%로 7.7%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았다.

현대해상은 81.8%에서 88.6%로 6.8%포인트, 메리츠화재는 79%에서 85.1%로 6.1%포인트 손해율이 높아져 다음으로 상승폭이 컸다.

나머지 손보사의 손해율은 KB손보(88.5%), 삼성화재(88.1%), DB손보(87.8%) 순으로 높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적정 정비요금 공표에 따른 개별 정비업체와의 재계약으로 올해부터 차량 정비요금이 인상됐다.

4월부터는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많이 활용되는 한방 추나요법이 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5월부터는 자동차사고 피해자의 취업가능연한을 65세로 상향 조정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이례적으로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3분기(7~9월) 첫 달인 7월의 경우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차량 이동량이 늘어 평균 손해율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6개 손보사의 올해 7월 평균 손해율은 91.7%로 전년 동월 86.9%에 비해 4.8%포인트 상승했다.

한화손보(96%), 현대해상(94.5%), KB손보(93.9%), DB손보(90.1%) 등 4개 회사의 손해율이 90%를 웃돌았다.

9월에는 태풍뿐 아니라 추석연휴기간 늘어난 사고도 손해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명절 연휴에는 귀성·귀경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4분기(10~12월)가 시작되는 10월에도 태풍이 북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손해율 상승 추세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선 2016년과 2018년 각각 우리나라에 피해를 입힌 태풍 ‘차바’, ‘콩레이’는 모두 10월에 발생했다.

실제로 손해율이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 자보전략팀장인 김일평 상무는 지난 5월 ‘2019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회’ 당시 “태풍이 지나가는 8월이 중요한 시기인데 이 시기가 지나봐야 보험료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한 해에 세 번이나 보험료를 올리는데 대한 금융당국와 소비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자세를 낮추고 있다.

이 때문에 반발 여론에 휩싸일 수 있는 올해보다는 내년 초 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병택 삼성화재 자동차보험파트장은 지난 8월 ‘2019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3차 자동차보험료 인상 추진 여부와 관련해 “3차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을 우려해 우량계층 확대, 손해관리 강화, 사업비 효율화 등 손익 악화를 최대한 방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회사 경영지원실장인 배태영 전무 역시 “올해는 나름대로 자구책을 추진해 원가 확보 노력을 하면 적어도 내년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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