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수혈”···M&A 실탄 쌓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최종수정 2019-09-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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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후순위채’ 발행 성공
BIS비율, 11.08%서 0.4%p 오를 듯
올들어 채권·배당금으로 1.9조 확보
증권사·보험사 등 인수 여력도 상승

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채권발행으로 4000억원을 수혈했다. 지주사 출범 후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낮아진 자본적정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내년부터 본격화할 인수합병(M&A) 작업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6일 우리금융지주는 4000억원 규모의 원화 후순위채권(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8년물(1000억원)과 10년물(30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금리는 각각 2.13%와 2.20%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자금 사정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다른 은행지주사와 비교해 우리금융의 자본적정성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관련 법령에 따라 올해 지주사 체제 전환과 함께 위험가중자산(RWA) 평가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실제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11.08%로 집계됐는데 전분기보다 0.02%p 올랐음에도 은행지주 평균치(13.60%)엔 미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 측은 채권발행으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까지 반영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6월말 대비 40bp 정도 상승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건부자본증권은 유사 시 투자 원금이 주식으로 강제 전환되거나 상각된다는 조건을 붙인 회사채를 뜻한다. 그 중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는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된다.
그간 우리금융은 자금 확보에 신경을 기울여왔다. 그 일환으로 6월에도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7월엔 5000억원의 영구채를 찍어낸 바 있다. 이번 성과를 합쳐 4개월 사이 1조2000억원을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상반기엔 자회사 우리은행으로부터 첫 중간배당으로 6760억원을 수령해 지주사 출범 후 끌어모은 금액은 1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비은행 강화 전략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사들인 데 이어 국제자산신탁 인수 계약을 맺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도 추진해 통합금융그룹으로서의 골격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적용을 위해 승인심사를 준비 중이며 조만간 당국에 신청서를 낸다는 방침이다. 통상 심사에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주사 출범 1년째가 되는 내년 3월엔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에서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BIS비율이 12~13%로 상승하면서 출자여력 또한 6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바젤3 이후 국내 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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