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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에 엔고까지···일본車 이익급감 공포

[한-일 경제전쟁]불매운동에 엔고까지···일본車 이익급감 공포

등록 2019.08.12 15:55

김정훈

  기자

원-엔 환율, 작년比 180원 상승한 1153원엔화가치 상승에 환차손···수익 저하 불보듯

한국에서 실적을 끌어올리던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불매운동에 이어 엔화 강세가 겹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한국에서 실적을 끌어올리던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불매운동에 이어 엔화 강세가 겹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진출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불매운동 확산에 이어 ‘엔고’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가뜩이나 전시장 방문 고객이 급감해 영업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차를 팔아도 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 렉서스, 닛산 등 일본차 업체들은 일본에서 주력 모델을 수입해서 국내 팔고 있는 유통 구조여서 원·엔 환율이 오르면 손실 부담이 커진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91원(0.6%) 오른 1153.06원을 나타냈다. 이는 작년 11월 말 970원에서 180원가량 엔화 값이 뛰었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국내로 일본차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수익성이 저하된다. 100엔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뛰면 일본 제품의 원화 표시가격이 높아지는 효과로 인해 수입사들은 환차손을 입게 된다.

수입차 시장에선 원·엔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섰던 2011년 이후 일본차의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된 경험이 있다. 토요타는 당시 주력 모델인 캠리 원산지를 미국 공장으로 바꿨지만,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신형 모델은 다시 일본공장 생산 차량으로 들여오고 있다.

고급차인 렉서스는 ES300 하이브리드 세단 등 전량이 일본 공장에서 수입돼 한국으로 들어온다. 토요타 브랜드는 캠리뿐 아니라 인기 차종 프리우스 등이 일본산이다. 미국산은 미니밴 시에나와 아발론 하이브리드 세단 2종 뿐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일본산 차량은 원화로 대금을 결제하고, 미국산 차량은 달러로 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 때문에 자금이 안전 자산인 엔화로 몰리면서 최근 일본차 업체들이 수출에 어려움이 생긴 것인데, 본사 차원에서 엔고 대응은 하겠지만 현재 한국법인까지 정보가 공유된 것은 없다”고 했다.

혼다와 닛산은 미국산 차량이 많은 편이다.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파일럿 등 주요 모델을 미국공장에서 들여온다. 한국닛산은 엑스트레일과 인피니티 Q50S 및 Q60은 일본산이며 알티마, 패스파인더 등은 미국산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과거 엔화 결제 때보다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지금은 원화 결제로 바꿨지만 상황이 안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차량의 경우에도 엔·달러 환율의 부담이 높아진 것은 마찬가지. 지난해 말 1달러당 110엔을 넘어섰던 엔화가 최근 105엔 선으로 떨어지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차 업체들은 올해 말까지 일선 영업이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전시장 내방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에 8월 이후 판매량 감소 추이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 일본차 전시장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계약을 마친 고객이 별로 없다”며 말을 아꼈다.

상반기 20%를 넘어섰던 일본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 7월 판매 분의 경우 13.7%로 낮아졌다. 만일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고 장기화 국면으로 빠지면 영업사원들의 이탈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8회계연도(지난해 4월1일~2019년 3월31일) 기준으로 토요타코리아의 매출액은 1조19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682억으로 12% 늘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장기화에 환율 악재마저 겹치면 2019년회계연도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코리아 역시 지난해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사업부를 합쳐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올렸다. 지금과 같이 일본차 불매운동 확산 분위기가 길어진다면 매출 타격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상황이 가장 좋지 않은 업체는 닛산이다. 닛산은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2017년회계연도 2830억원에서 지난해 2100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실은 140억원으로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여기에 한국닛산은 올 초부터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주력 신차 알티마(신형) 판매 시점에 맞춰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닛산 판매는 359대(인피니티 포함)로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차 딜러 중 효성, 엘앤티, KCC오토 등 큰 기업들이 있지만 1개 매장만 운영하는 영세 업체들이 더러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딜러 권을 반납하는 곳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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