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분양이 유리··· 재건축 포기나 리모델링 늘 것”

최종수정 2019-08-12 15:52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글자 크기 확대

단기적 주택가격 급등 억제 및 과한 조합 수익 억제
저렴한 분양가로 무주택자 내집마련 기회 제공 효과
장기적 추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 불가피
후분양 공정률 80% 확대 실효성 없어···시그널에 그쳐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기준을 변경하는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개선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최근 후분양을 통해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던 일부 정비사업 단지들이 선분양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 속도 둔화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아파트 출현으로 인한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 기회 등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추가 주택공급 감소와 그로 인한 가격 인상, 후분양 공정률 확대(50~60%→80%)의 실효성 미비 등은 보완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12일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 협의를 거쳐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의 골자는 ▲10월부터 투기과열지구(서울전역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분양실적이 없는 지역 주택건설지역 분양가상승률 활용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적용 시점 ‘입주자모집승인’ 신청 단지로 일원화 ▲투가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전매제한 5~10년 확대 ▲후분양 가능 공정률 80%로 확대 등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보증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피하기 위해 분양보증을 받지 않는 후분양을 선택한 단지들이 선분양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규제를 통한 선분양을 택하는 것에 후분양보다 일반분양수입에 더 유리해졌다”며 “최근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았던 정비사업 단지들이 선분양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초기 재건축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와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를 피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곳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진행이 많이 된 재건축 단지들 중에서도 사업보류의 여지가 전혀 없는 단지들은 할 수 없이 선분양을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초기 재건축 단지들은 이번 정권이 끝날 때까지 관망세로 돌아서거나 사업을 접는 상황도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긍정적인 면으로는 단기적 서울 주택가격 급등 억제와 민간기업 및 조합들의 과도한 수익성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의 새 아파트로 무주택자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낮아진 분양가는 청약 대기수요의 분양시장 관심을 증폭시키고 시장 가격 상승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추가 주택공급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집값이 상승하게 될 것이란 우려를 표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들의 분담금이 많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앞으로 재건축을 할 단지들의 사업 포기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공급물량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지속적으로 서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이번 정책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 장기적으로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서울 공급은 재개발과 재건축이 유일한데 잇따른 강한 재건축 규제는 서울 공급문을 차단하는 것과 같다”며 “서울 수요 분산을 위해 추진한 3기 신도시 정책이 실망스러운 상황에서 자사고 지정 취소 등으로 외곽으로 나갔던 수요가 서울로 돌아오고 있어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집값 상승이란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승현 대표 역시 “주택 공급 위축으로 장기적으로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 있어 수요와 공급에 인위적 변동성으로 부동산시장에 혼란이 예상된다”며 “또한 저렴한 공급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자로 임대시장 임대료가 상승해 거주 불평등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정비사업 위축이 주택 공급량 장기 감소로 이어진다면 지역 내 희소성이 부각될 준공 5년차 안팎 새 아파트들의 가격 강보합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보증 없이 아파트 후분양이 가능한 건축공사 공정률을 기존 50~60%에서 80% 수준으로 개정키로 한 대목은 시장에 시그널을 주는 효과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대표는 “공정률 100%로 하는 게 아니라면 정부가 말하는 소비자 보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80% 정도 수준으로는 사업비 증가로 인한 분양가 상승만 부추길 수 있고 이자 비용 가중으로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손해 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도 “공정률 80%가 재건축 조합 등에 약간 부담은 될 수 있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분양가상한제 회피 수단으로 부각된 후분양제를 견제하기 위한 공정률 80% 확대는 실제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분양가 추가분담금의 증감으로 직결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책임연구원은 “80% 정도의 공정 수준에서는 정상 시공 여부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강남 내 일부 재건축 단지를 향한 핀셋 정책이라는 데 궤를 같이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좀 더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심교언 교수는 “일부 재건축 시장을 잡는 것보다 전반적으로 죽어있는 시장을 살리는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때”라며 “정부가 강남 재건축 단지만 보는 미시적인 관점을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엘지유플러스
카드뉴스+
기획&탐사
  • 페이스북 바로가기
  • 유튜브 바로가기
  •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Copyright © Newsway All Rights Reserve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