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라젠 스톡옵션 62명 중 14명이 외부인사···최대 수익 360억원

최종수정 2019-08-0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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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10기 주주총회 안건 설명자료 살펴보니
임직원 포함 62명에 289만주 부여···행사가격 4500원
교수 10명·의사 3명·회계사 1명에 67만주 지급
지인 챙겨주기 등 벤처기업법 악용했다는 의혹도
임상 실패 전 고점에서 상당 수 스톡옵션 행사해
전현직 임직원 상당수도 거액 챙긴 후 퇴직하기도

글로벌 임상 중단 권고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신라젠이 2016년 코스닥 상장 전에 대학교수와 의사, 회계사 등 외부인사에게 상당수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상당수는 신라젠의 상장과 주가 상승 과정에서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거액의 수익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7일 본지가 입수한 제 10기 신라젠의 주주총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3월 당시 신라젠은 회사 및 계열사 임직원 등을 포함해 총 62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이 중 강건욱 외 13명의 외부인사에게 스톡옵션 67만주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부여주식 총수는 289만주, 행사가격은 4500원이었다.

신라젠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외부인사는 강건욱 씨를 포함해 교수 10명, 의사 3명, 회계사 1명 이었으며 이 중 명단에 나와 있는 교수진들 대부분은 의학, 약학, 치의학, 생명공학과 등에 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에 실명이 거론돼 있는 강건욱 씨 역시 서울대학교병원 소속 그리고 서울대 교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이들 대부분은 신라젠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펙사벡’이 임상 중단되기 전 차익 실현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모두 합하면 수익이 무려 3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사업보고서 내용 등에 따르면 이들 외부인사는 작년 11월 말까지 스톡옵션을 통해 각각 1만주, 46만주, 3만5000주를 행사했다. 즉 이들이 받은 스톡옵션 전체 67만주 중 현재까지 50만5000주를 행사한 셈이다.

당시 주당 10만2500원, 6만8800원, 9만7900원을 통해 각각 10억2500만원, 316억4800만원, 34억2600만원의 평가이익을 챙겼는데 이들을 다 합산하면 360억원이 된다.

그런데 신라젠이 외부인사에게 문은상 대표 혹은 회사 임직원들보다 더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하거나 이에 버금가는 주식 수를 부여해 현재 여러 의혹 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2013년에 부여받았던 스톡옵션은 현재까지도 5만주에 지나지 않으며 사외이사였던 박철 씨도 2016년 당시 1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은 데다 또 박병문 전 상무와 안은수 전 이사도 각각 5만주, 7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 받았다. 다만 신라젠의 주력 사업인 ‘펙사벡’ 연구와 직접 관련이 있었던 지성권 전 부사장 등 일부에게는 회사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해 40만주를 스톡옵션으로 부여했다. 이 외 신라젠의 직원들은 각각 1만주에서 5만주, 그리고 최대 7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외부인사에 불과했던 권 모 교수와 김 모 교수 그리고 회계사인 장 모씨와 의사인 전 모씨, 최 모씨 등은 10만주나 되는 스톡옵션을 신라젠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때문에 당시 일각에서는 문은상 대표의 ‘지인 챙겨주기’ 용도로 이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한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가령 스톡옵션 10만주를 받았던 의사인 전 모씨는 양천구 치과회 회장 출신인데 과거 치과의사였던 문 대표 역시도 양천구 의사회 총무를 오랫동안 몸 담은데다 양천구에서 치과를 20년 가까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의사인 최 모씨(스톡옵션 10만주) 역시도 양천구 치과회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한 주주 관계자는 “이들 치과의사가 항암바이러스 개발에 얼마나 큰 역할을 했길래 스톡옵션을 10만주나 받아야 하는 지 의문”이라며 “이는 주주행위에 반하는 행위”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외부인사 명단에 있는 이 모 교수의 경우 부산대학교 교수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역시도 지성권 전 부사장(전 부산대학교 교수)와 친한 동료교수로만 알려져 있을 뿐 신라젠과 어떠한 직접적인 연관 관계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물론 2016년 3월 당시 신라젠은 아직 상장하기 전인 벤처기업에 불과해 외부인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게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회사에 대한 기여도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인물들에게 많은 양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점은 아무리 외부인에게 자유롭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다 하더라도 벤처기업법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현재 벤처기업법 제16조 3항에 따르면 스톡옵션은 ‘설립 또는 기술경영의 혁신에 기여하였거나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자’에게 부여하도록 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기여도와 관련해서는 주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이 같은 논란은 다툼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우수한 외부전문가를 활용하기 위한 법이 이런 식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부인사뿐만 아니라 신라젠 임직원들 역시 임상 중단 전 스톡옵션을 행사해 투자자들의 불만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일례로 지성권 전 부사장은 작년 스톡옵션을 통해 약 75억원의 평가이익을 누린 후 퇴사했으며 이 이후에도 추가로 행사해 약 3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가장 최근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고위급 임원은 신현필 전무인데, 그는 ‘펙사벡’ 임상 중단되기 거의 바로 전에 88억원의 차익을 시현해 ‘모럴헤저드’에 대한 논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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