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정부의 반도체 몽니···삼성·SK 대응 시나리오는?

최종수정 2019-07-02 16:09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글자 크기 확대

물밑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
충분한 현금성 자산···‘기초 체력’ 충분
“정부·기업 반도체 ‘협업’으로 버틸 것”
관련 소재 내년 국산화 가능성도 ‘솔솔’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일본 아베 정부가 반도체 필수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키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정부의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반도체를 생산 수출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우선 우리 정부이 대응방안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현재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필수부품 한국 수출 제한 조치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즉각 제소키로 했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과 재고 물량을 근거로 최소 2분기 이상 버텨낼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정부 손 잡고 해당 소재 ‘국산화’ 속도낼 것 =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스마트폰과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디스플레이 패널부품) ▲리지스트(반도체 제조용) ▲에칭 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국내 기업들은 일본에서 해당 소재를 수입할 때마다 개별 건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입 허가 평균 9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관련 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기업들은 해당 소재의 국산화 가능성과 시기에 주목하면서 정부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일본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속속 입장을 내놓고 있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체적인 대응책을 얘기하긴 이르다”면서도 “그렇게 손 놓고 당하기만 할 정도의 상황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도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일본 기업의 위협을 현실로 느끼고 국내 업체 체력을 높여 줄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국내 업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참에 국내 기업과 정부 차원의 반도체 국산화율을 높이는 협력이 더욱 구체적으로 다듬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금성 자산 충분…전 세계 상대로 한 일본의 ‘몽니’ = 국내 기업을 향한 자신감은 탄탄한 체력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선 지 오래다. 특히 두 기업은 최소 3개월에 가까운 해당 소재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꾸준히 증가한 두 기업의 ‘현금성 자산’도 당장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흔들릴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3월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02조400억원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도 8조2660억원에 이른다.

기업의 현금보유액이 많다는 것은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척도로 평가된다. 실적 부진이 이어졌을 경우 단기적인 위기를 극복할 생존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에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등 국내 기업들이 이들 소재를 취급하고 있다는 것도 청신호다. 국내 기술수준이 낮아 ‘완전 국산화’까진 현실화할 수 없지만 기술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20년이면 일본에서 수입하는 해당 소재 물량의 절반 이상을 국산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정부는 그간 업계와 함께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와 국내 생산설비 확충 등 국산화 개발 등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장관이 직접 나서서 준비를 했다고 언급한 만큼 어느 정도 물밑에서 예상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특수성을 고려하면 일본이 세계무대에서 ‘몽니’를 장기간 부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역설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최대 매출처를 잃어 자신의 말과 행동에 얽혀들어가는 ‘자승자박’에 빠질 것이란 시각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생산체계상 일본의 소재 기업들이 우리나라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기업들에 물건을 판다”며 “우리 기업들이 다시 중간재, 자본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품목을 만들어 미국이나 중국 기업에 파는 글로벌 밸류 체인으로 얽힌 상황에서 일본 기업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정혁 기자 dori@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엘지유플러스
카드뉴스+
기획&탐사
  • 페이스북 바로가기
  • 유튜브 바로가기
  •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Copyright © Newsway All Rights Reserve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