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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 서영필 색깔 지우기 ‘잰걸음’

에이블씨엔씨, 서영필 색깔 지우기 ‘잰걸음’

등록 2019.06.17 16:11

정혜인

  기자

2017년 6월 사모펀드 IMM PE 인수올해 초 창업자 서영필 이사회서 사임유상증자 등으로 2300억 자금 마련해화장품 3개사 인수·홈쇼핑 브랜드 TR 론칭미샤 직영점 멀티브랜드숍 ‘눙크’로 전환

사모펀드 IMM PE를 주인으로 맞은지 2년을 맞은 에이블씨엔씨가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창업자 서영필 전 회장이 올 초 회사를 떠난 후 원브랜드숍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각화 하는 것이다.

17일 에이블씨엔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달 서울 시내의 주요 미샤 직영점 5곳을 멀티브랜드숍 ‘눙크(NUNC)’ 매장으로 전환한다. 눙크는 ‘지금 이 순간’을 의미하는 라틴어다.

눙크는 미샤, 어퓨, 부르조아, 스틸라 등 에이블씨엔씨 관계 브랜드 외에도 시세이도, 하다라보, 캔메이크, 지베르니 등 전 세계 150여 유명 브랜드들의 3000여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 브랜드 숍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3일 서울 이화여대 앞 미샤 매장을 눙크 1호점으로 전환, 오픈했다. 온라인 몰도 21일 첫 선을 보인다. 이달 내 홍대와 목동, 부천, 수원 등에 4개 매장을 추가 개점하고 다음달까지 부산, 대구, 대전 등지를 포함해 전국에 20여 개 점포를 열 계획이다. 또 연말까지 고객과 시장 반응에 따라 미샤 직영점을 전환해 눙크 점포 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를 통해 국내에 화장품 브랜드숍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선보인 기업이다. 브랜드숍이란 하나의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는 전문 매장이다. 에이블씨엔씨 창업자인 서영필 전 회장은 2000년 국내 최초로 화장품 단일 브랜드숍인 미샤를 론칭했고 2008년에는 미샤와는 다른 자연주의 콘셉트의 서브 브랜드 어퓨를 선보였다.

에이블씨엔씨는 그 동안 미샤와 어퓨를 자체 브랜드 제품만 파는 원브랜드숍 매장으로만 운영해 왔다. 2016년 미샤, 어퓨, 스위스퓨어 등 자사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개념의 매장 ‘뷰티넷’을 운영한 적이 있긴 하지만 눙크처럼 타 브랜드 제품까지 선보이는 멀티 브랜드 숍을 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서 전 회장이 올해 초 회사를 떠난 이후 에이블씨엔씨가 미샤와 어퓨 등 원브랜드숍에 치중한 사업구조를 본격적으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 전 회장은 2017년 6월 사모펀드 IMM PE에 자신이 보유한 지분 대부분을 넘긴 후에도 기타비상무이사회 이사로 남아 경영에 참여해오다 올해 초 이사회에서 사임하며 에이블씨엔씨를 떠났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인수합병(M&A)과 신규 브랜드 론칭에 나서며 종합 화장품 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브랜드숍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 IMM PE는 지난 2017년 9월 15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에이블씨엔씨에 대규모 자금을 수혈했다. 이 자금과 에이블씨엔씨가 보유한 자체 자금을 합쳐 2018년과 올해 약 2289억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도 내놓은 바 있다. 이 중 1009억원은 기존 점포의 리뉴얼과 신규 점포 개설, 중국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에 사용하고, R&D 인원 충원과 연구 장비 구입에 780억원, 마케팅 활동에 737억원, 부동산 매입과 중소형 화장품 유관업체 인수에 500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실제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말 미팩토리, 올해 초 제아H&B와 지엠홀딩스 등 성격이 다른 세 개의 화장품 기업을 인수하는 데 총 18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였다. 지난해 말에 인수한 미팩토리는 ‘3단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화장품 기업으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어니시’와 바디용품 브랜드 ‘바디홀릭’, 색조 전문 브랜드 ‘머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생활도감’을 운영하고 있다. 제아H&B는 '스틸라’, ‘뿌빠’, ‘부르조아’ 등 해외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라포티셀’도 운영 중이다. 지엠홀딩스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라피’를 운영하는 화장품 전문 업체다.

지난 4월에는 신규 브랜드 ‘TR’을 선보이고 홈쇼핑 채널에 진출했다. TR(Time Revolution)은 에이블씨엔씨가 20여 년간 쌓아온 스킨케어 노하우를 기반으로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등 전 분야에 걸친 프레스티지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통채널을 다각화 하면서도 기존 미샤, 어퓨 가맹점들의 반발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을 취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 것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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