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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부사장 맡은 배경

조현민 한진칼 전무, 정석기업 부사장 맡은 배경

등록 2019.06.13 13:26

이세정

  기자

알짜회사 정석기업 임원 겸직···마케팅 중요도 낮아막대한 상속 재원 마련·향후 경영 승계 포석 가능성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전무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로 복귀하면서 정석기업 부사장 자리에도 올랐다. 조 전무가 알짜회사로 꼽히는 정석기업 임원으로 발령된 이유를 두고 상속 재원 마련과 향후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주장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 10일 한진칼 전무와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발령받아 업무에 복귀했다. 조 전무가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해 4월 ‘물컵논란’이 불거진 지 14개월여 만이다.

조 전무의 공식 직책은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이다. 그룹 전반의 신사업 개발과 사회공헌 등 마케팅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게 된다.

동시에 조 전무는 정석기업 부사장을 겸직한다. 조 전무는 지난해 논란 이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은 바 있다.

조 전무는 마케팅에 특화된 경영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10여년 이상 광고,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스토리텔링 기법 광고, 차별화된 마케팅, 이와 연계한 CSV(Creating Shared Value) 활동을 성공적으로 해 왔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하지만 정석기업은 조 전무가 능력을 과시하기에는 거리감이 존재한다. 한진그룹의 부동산 임대와 관리, 용역 업무를 맡고 있는 정석기업은 마케팅 중요도가 떨어진다. 과거 조 전무가 정석기업 대표이사로 근무할 당시에도 실경영에 참여하기 보단,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의 일환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조 전무의 이번 정석기업 발령이 단순 임원으로서 근무하는 것인지, 등기이사에도 선출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 전무가 아직은 미등기임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현재 정석기업 이사회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이사 사장 3인으로 구성됐다. 조 전 회장은 별세하면서 구성원명단에서 빠졌다. 임원의 변동은 공시 대상으로, 조 전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면 이를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

일각에서는 조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이 시간문제라고 주장한다. 내홍을 겪던 오너일가가 최근 상속 문제에 대한 잠정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이사회를 소집해 조 전무의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대할 인사가 없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더욱이 오너일가가 정석기업을 활용한 상속 재원 마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조 전무의 투입으로 현금 흐름을 더욱 원활하게 가져가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비상장사인 정석기업 자산으로는 소공동에 위치한 한진 빌딩 2개동(장부가 1421억원), 인천 정석 빌딩(79억원), 부산 정석 빌딩 및 토지(51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고 공정가치는 3100억원 수준이다.

정석기업 이사회는 지난 4월25일 회의를 열고, 자산 매각의 건과 관련된 안건을 승인시켰다. 정확한 매각 대상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후 사정을 따져볼 때, 2500억원대를 웃도는 상속세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개연성이 높다.

조 전무는 정석기업에서 근무하며 높은 급여를 챙겨갈 수 있다. 배당성향을 높여 오너일가로 돌아가는 배당금 규모도 늘릴 수 있다. 한진칼 2대주주인 KCGI 역시 조 전무의 경영참여에 대해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정석기업은 오너일가의 개인 부동산 자산 등도 관리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오너일가 5명 모두가 정석기업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던 배경도 이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정석기업 경영권을 확보한 조 전무 지시 아래 오너일가 자산 불리기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향후 계열사 분리 등 승계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전 회장은 생전 아들인 조 회장에게 대한항공과 그룹 전반의 경영을,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호텔 관련 사업을, 조 전무에게 진에어 등을 맡길 구상을 그렸다.

하지만 조 전무가 미국 국적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항공 관련 계열사의 대표는 물론, 임원으로조차 재직할 수 없게 되면서 승계구도가 불투명한 상태다.

정석기업은 순자산가치가 2161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고작 21%에 그치는 탄탄한 기업이다. 한진칼의 손자회사격이지만, 그룹 내 중요도는 크다.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받는 일감과 수입이 고정적이라는 점도 정석기업이 조 전무가 가져갈 수 있는 알짜 계열사로 거론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전무의 정석기업 부사장 선임은 조 전 회장의 강력한 유지를 받든 것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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