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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수송보국 꿈’ 계승···굴지의 기업으로 키워

[조양호 회장 별세]父 ‘수송보국 꿈’ 계승···굴지의 기업으로 키워

등록 2019.04.08 12:21

김정훈

  기자

조중훈 명예회장 창업 이념 ‘수송보국’ 소명 경영에 녹여現 44개국 124개 도시 운항

父 ‘수송보국 꿈’ 계승···굴지의 기업으로 키워 기사의 사진

8일 숙환으로 별세한 조양호 회장은 선친인 조중훈 한진그룹 명예회장의 ‘수송보국(輸送報國)’ 창업 이념을 계승해 대한항공을 세계 굴지의 항공사로 성장시켰다. 지난 20년간 대한항공 경영을 이끄는 동안 한국의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위상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장은 한민족의 길을 열겠다는 선친의 ‘수송보국’ 소명을 바탕으로 5대양 6대주의 하늘과 바다 육지 길을 꾸준히 넓혀왔다.

이같은 기업 일념은 1969년 박정희 정권 때 대한민국 최초의 국영항공사였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수락한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항공공사는 당시 동남아 11개국 항공사 중 최하위에 머물며 부실덩어리였던 항공사였으나 고 조중훈 회장이 국적기 사업을 국익과 공익의 차원에서 이끌어야 할 소명으로 여기고 인수했었다.

1971년 우리나라 최초로 태평양 횡단 노선인 서울-로스앤젤레스(LA) 화물노선을 개척했고 이듬해 LA까지 여객기도 취항했다. 1972년 당시 최신 기종인 미국 보잉사의 B747 점보기와 에어버스사의 A300기종 6대를 구매하며 항공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1973년 서울-파리 화물노선, 1975년 서울-파리 여객노선을 개설하며 점차 글로벌 항공사로 영역을 넓혀갔다. 1979년에는 뉴욕 직항 편을 취항해 1980년대까지 여객, 화물 노선을 꾸준히 확대해 나갔다.

대한항공은 1994년 중국과 항공협정 체결로 전 세계 하늘을 연결하는 노선망을 갖추는 등 1990년대 중반까지 항공기를 100여대까지 늘리며 성장에 가속도를 냈다.

1997년 외환 위기 극복 과정도 눈여겨 볼만했다. 당시 대한항공 운영 항공기 112대 중 임차기는 14대 뿐, 대부분 자체 소유한 항공기여서 매각 후 재임차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다.

이라크 전쟁, 9·11 테러의 영향으로 항공산업이 침체기를 겪던 2003년 조 회장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어 결국 이 항공기들은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2000년 들어선 독자적 경영 전략카드로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등 유수의 항공사와 함께 세계적인 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Team)을 창설했다. 현재 글로벌 얼라이언스 ‘스카이팀’은 19개 회원사로 세계 175개 이상의 국가에서 1150개 도시로 매일 1만45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라는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항공산업의 위상 자체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왔다. 조 회장은 ‘항공업계의 UN’이라고 불리우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집행위원을 맡으며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발언권을 높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회장은 1996년부터 IATA의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을 맡았으며, 2014년부터는 31명의 집행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으로 이뤄진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도 맡아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국제항공운송협회 집행위원을 맡은 것은 세계 항공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정책 결정에서 우리나라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의 위상과 대한항공의 노력으로 287개 회원사를 둔 IATA 연차총회가 오는 6월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게 됐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큰 성과로 보고 있다.

선친의 유훈을 계승 발전시킨 조양호 회장의 노력으로 대한항공은 2019년 4월 현재 16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국내 13개 도시를 포함해 세계 44개국 124개 도시를 취항 중이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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