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공식복귀 없다···경영승계 마무리에 올인

최종수정 2019-03-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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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계열사 7곳, 김 회장 선임안 상정 안해
현행법 따라 경영복귀 제한···승계작업 속도
장남 김동관, 태양광·방산 사업구조 단순화로 힘 실어
차남 김동원, 금융부문 수직계열화···안정적 승계 가능
삼남 김동선, 獨서 외식사업···서비스 계열사 복귀 염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공식적인 경영복귀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당분간은 세 아들의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집중할 전망된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한화는 물론 한화케미칼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그룹내 7개 상장사 모두 김 회장의 복귀 안건이 거론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 11일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달 17일 서울고등검찰청이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재상고 기한이던 2월 18일 김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김 회장은 당시 ㈜한화와 한화케미칼 등 2개 상장사와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5개 비상장사 총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의하면 금융회사 및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는 집행유예 기간 만료일로부터 2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때문에 오는 2021년까지 금융 계열사와 ㈜한화, 한화케미칼, 호탤앤드리조트의 경영 복귀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1년이 지나지 않으면 회사 임원으로 근무할 수 없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4개 계열사가 이 법을 적용받는다.

현행법에 따라 현재 김 회장이 복귀할 수 있는 상장 계열사는 갤러리아타임월드 1곳이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한화건설, 한화큐셀앤첨단소재 등 비상장 계열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총수에 대한 견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엄격해진 사회적 잣대를 고려할 때 대외적으로는 상징적인 회장직만 수행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룹 관계자도 “김 회장의 경영복귀와 관련, 정해진 사안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서둘러 경영권을 회복하기보단,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방산을 포함한 태양광·화학부문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에게는 금융부문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건설과 서비스부문(호텔·리조트·백화점·면세점)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은 ㈜한화를 중심으로 계열사별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태양광과 방산 부문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복잡하게 얽힌 사업구조를 단순화했다. 의사결정구조 일원화와 사업 성과 극대화로 차기 회장 후보인 김동관 전무에게 막강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합병,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의 합병을 결정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했고, 한화솔라홀딩스의 한화큐셀 흡수합병도 올해 1월 완료됐다. 방산부문 사업구조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한화테크원을 분할한뒤, 이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바꿔 출범시킨 데 이어 8월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S&C를 합병했다. 10월에는 한화지상방산와 한화디펜스를 통합을 결정, 지난 1월에 ‘한화디펜스’로 재탄생했다.

금융 계열사들은 수직계열화 작업에 착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은 4210만5264주의 신주를 주당 2375원에 배정받는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최대주주가 된다. 특히 최대주주 변경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생명의 지배를 받게 된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부문 지배구조는 ‘한화생명→한화운용→한화증권’으로 간소화된다. 이미 한화생명은 금융부문 대부분 계열사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김동원 상무의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밑그림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김동선 전 팀장은 최근 독일에서 식당 개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한화건설을 떠난지 2년 만이다. 그룹 측은 김 전 팀장의 창업이 회사와 무관한 사안이고, 개인적인 상황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전 팀장의 식당 운영이 향후 그룹내 서비스 계열사를 맡기 전 경험쌓기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외관상으로는 경영일선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영활동을 이어가며 그룹 중대사를 직접 챙긴 것으로 알고있다”며 “총수로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완전한 형태의 지배구조 정립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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